13일 자택 앞 기자회견 “아무 근거 없이 몰아세우는 작금 현실 안타까워” / 이웃 할머니 “이사해야 하니 땅 사라고 내가 부탁한 것”
정 전 군수는 지난 13일 오전 옥천면 아신리 자신의 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과 관련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정 전 군수에게 땅을 판 이웃 김모(92) 할머니도 자신의 집을 찾은 기자들 앞에서 직접 증언했다. 지난 9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의혹 진상규명 TF의 긴급기자회견’에 이은 후속 행동이다.
정 전 군수는 “지난 20년간 살아온 아신리 384-5번지 집은 사방이 다른 사람 땅으로 둘러싸인 맹지”라며 “집을 가로막고 있던 이웃 할머니께서 저밖에는 땅을 살 사람이 없다고 간곡히 말씀하셨기에 사게 된 것이지, 고속도로를 염두에 두고 샀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김 할머니는 2021년 3월 정 전 군수에게 3개 필지 853㎡(약 258평)를 매도한 뒤 현재 정 전 군수의 아신리 집 바로 뒤편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 할머니는 “옛집이 추워 이사하려고 내가 먼저 군수(정동균)에게 사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딸이 사모님(정 전 군수 부인)에게 여러 차례 부탁했는데 땅을 살 돈이 없다고 해 부동산에도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인 12일에는 정 전 군수에게 땅을 판 할머니의 가족이 나와 부동산 투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증언했다. 할머니의 딸인 이모씨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1994년에 저희 남편이 땅을 샀다. (맹지인지) 전혀 모르고 샀는데 팔려고 보니 이 땅 살 분은 뒷집 사는 분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군수님은 뵙지도 못하고 사모님에게 땅을 사달라고 부탁했다"고 증언했다.
이를 종합하면 정 전 군수가 소유하고 있던 땅은 주변 사유지에 둘러싸여 진입로와 닿지 못한 맹지다. 지적도상으로는 맹지였으나, 집 앞에 다른 건물이 없는 공터였고, 이웃들이 서로 편의를 봐준 덕에 통행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 그러다가 정 전 군수의 집 앞 3개 필지를 보유한 김 할머니가 집이 너무 오래됐고 추워서 도저히 지내기 어렵게 되자 몇 년 전부터 자신의 땅을 사줄 것을 정 전 군수에게 여러 차례 권유했다는 것.
정 전 군수는 “그동안 돈이 없어서 못 샀는데, 할머니의 간곡한 부탁에다 만일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 땅을 사면 저희의 집도 길이 없어질 수 있고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은행 대출을 받아 땅을 사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지난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고속도로 원안, 예타안)의 종점은 양서면 증동리인 반면 저희 선친이 살았던 곳은 옥천면 아신리이고, 종점에 분기점(JCT)이 들어온다고 하면 큰 산을 하나 넘어 차로 30분은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예타조사 통과 직전 구매한 아신리 토지 258평에 대해 “집 앞 진입로 확보를 위해 산 것이고, 여기서도 종점까지 가려면 한 20분은 가야 한다”면서 “그렇게 보면 김선교 전 국민의힘 의원 집안이나 종중산(선산)도 다 2㎞ 안에 있다”고 반박했다.
정 전 군수는 이같이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국민의힘 측은 여전히 원안(예타안) 종점과 연계된 특혜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의혹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전직 양평군수의 셀프 특혜의혹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했고,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원안은 ‘민주당 전 양평군수 일가 특혜’”라고 적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ypsd1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