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2022년 영상과 비슷하다는 주장 제기…야놀자 “유사성 없어, 악성 바이럴 강경 대응할 것”
야놀자는 지난 7월 1일 자사 유튜브 채널 ‘야놀자’에 신세경을 모델로 한 영상 3개를 게재했다. 해당 영상은 모두 같은 영상으로 영상 길이만 1분 17초, 30초, 15초로 나뉘어 있다. 이 중 1분 17초짜리 영상은 조회수 1000만 회를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해당 영상은 신세경이 방콕에서 여행을 즐기는 과정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담았다. 방콕 풍경과 신세경이 방콕을 즐기는 모습들을 영상으로 빠르게 보여줬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자막의 폰트, 글씨 크기, 굵기 등에 변화를 주며 음성과 함께 영상을 설명했다. 앞선 설명에 활용된 자막은 사라지지 않고 기본 폰트로 전환돼 화면을 메워가는 게 특징이다. 한 화면에 자막이 세 줄을 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이 영상이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022년 선보인 브랜드 캠페인 ‘Independent Journalism’ 영상과 제작·편집·전개 방법이 비슷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뉴스·탐사보도·문화·스포츠·게임 등 다양한 관심사를 갖고 있는 구독자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Independent Journalism’에서 구독자들의 특징을 영상과 사진으로 보여준다. 야놀자의 광고처럼 영상과 사진의 전환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여기에 구독자들의 이야기를 부연 설명하는 자막이 화면을 채워 나간다. 구독자의 특징을 강조하는 데는 자막 굵기를 활용했다. 추가 사진을 첨부하면서 구독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영상은 끝날 때쯤 자막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는 것이 야놀자 영상과 다르다. 또 뉴욕타임즈는 오로지 굵기로만 자막에 변화를 준 반면 야놀자는 색깔, 강조 표시, 밑줄 등으로 자막에 변화를 줬다.
광고업계에서 이 같은 논란은 심심찮게 불거져왔다. 명품 플랫폼 ‘발란’은 2021년 배우 김혜수를 광고 모델로 앞세워 ‘명품 직송’ 광고를 했는데, 이것이 프라다가 2015년 자사 제품인 갤러리아 백을 소재로 한 5개의 광고 중 하나와 비슷하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발란 광고와 프라다 광고는 넓은 초원을 질주하던 한 여성이 나무 앞에 멈춰 서는 장면, 명품백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장면, 과일 사이로 가방이 떨어지는 장면 등 비슷한 면이 있었다. 발란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하기도 했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광고회사가 브랜드에 제출하는 기획안에는 어떻게 광고를 만들겠다는 걸 보여주는 예시, 참고 자료와 같은 ‘레퍼런스’들이 담겨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한국 광고업계의 특성상 레퍼런스에 기대어 광고를 만드는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지나치게 레퍼런스에 의존하면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두 영상을 본 한 영상 편집 전문가는 “유사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제작·편집 방법이 너무 비슷하다. 두 영상을 처음 같이 봤을 때 느낀 점은 야놀자에서 뉴욕타임즈를 오마주했다고 생각했다. 콘셉트랑 영상 스토리보드를 잘 가져온 것 같았다. 오히려 뉴욕타임스가 자막을 다 가려서 미스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앞의 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 전략이나 메시지를 소비자 언어로 어떻게 잘 표현하느냐를 광고업계에서는 ‘크리(크리에이티브)’라고 부른다. 두 영상은 메시지를 풀어내는 ‘크리’가 꽤 유사해 보인다”며 “오마주는 영상에 대한 존경의 의미가 있어야 하고, 패러디는 풍자의 느낌이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저 메시지를 풀어내는 방식을 차용한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두 영상을 확인한 결과 유사성은 없었다. 유사성이 없음에도 이러한 의혹 제기는 다소 의도적인 것이라고 파악한다. 본 광고 캠페인에 참여한 모든 분의 노력을 헛되이 하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악의적인 바이럴(여론 조성)에는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