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소품 인터넷서 되팔아 ‘짭짤’
한 편의 공연을 연상케했던 런던올림픽 개막식. |
한편의 무대 공연을 보는 듯한 화려한 연출로 화제가 됐던 런던올림픽 개막식 공연. 이런 공연에 직접 참가한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평생 두고 간직할 소중한 추억을 갖게 된 데 대해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에게는 이런 추억보다는 현실이 더 급했던 모양이다. 최근 개회식 공연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일부가 공연에 사용됐던 소품을 인터넷을 통해 되팔고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이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에 내놓은 물건들은 공연 의상부터 색종이 조각까지 다양하다. 가령 개회식이 열린지 불과 3일 만인 지난 월요일 밤에는 프레디 머큐리 공연 의상이 5000파운드(약 885만 원)에 올라왔는가 하면, 남자 간호사 공연 의상은 2500파운드(약 350만 원)에, 그리고 데이빗 보위 의상은 600파운드(약 106만 원)에 올라왔다.
런던올림픽 성화봉. |
이밖에 <해리 포터> 작가인 조앤 K. 롤링이 개막식에서 낭독한 ‘피터팬’ 소책자는 30파운드(약 5만 원)에, 그리고 영국 대표단이 입장할 때 공중에 흩뿌렸던 색종이 조각들은 99페니(약 1360원)에 판매되고 있다.
얼마 전 자신이 입었던 공연 의상을 5000파운드에 내놓은 제시카 도널드(29)는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다는 건 내게 행운이었다. 이런 행운을 통해 이제는 내 야망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선택에 대해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이 돈을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컵케이크 사업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런 선택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공연에 참가했던 한 사람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비록 그 소품들이 개인 것이고, 또 아무도 팔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개념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불쾌한 기색은커녕 “개인 시간을 쪼개서 시간을 내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라며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지난 5월에는 성화 봉송에 사용된 성화봉이 ‘이베이’에 줄줄이 올라와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모두 8000명의 주자들이 운반한 성화봉은 주자들이 기념품으로 소장하길 원할 경우 할인된 가격인 215파운드(약 38만 원)에 구입하거나, 혹은 스폰서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이베이’ 경매에 올라온 성화봉 가운데에는 15만 파운드(약 2억 6500만 원)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낙찰받은 것도 있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