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민의힘 군의원 5명만 참석 의결, 여 의원 “집행부 2중대 자임, 역사는 결국 진실이 승리”
군의회는 1일 윤순옥 의장을 포함해 국민의힘 의원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59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를 열어 윤리특별위원회가 제출한 이 같은 징계안을 통과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징계 대상자인 여현정·최영보 의원 2명이다.
하지만 앞서 여 의원 등의 징계 수위와 관련해 윤리특위 자문에 응한 자문위는 여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경고’로, 최 의원은 ‘기각’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국민의힘 의원 5명은 이를 무시한 셈이어서 향후 정치적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자문위는 보수인사 3명, 진보인사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로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제명 등 4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또 지방자치법 65조는 지방의회의원의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전에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그 의견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자문위 의견을 무시한 국민의힘 군의원들의 이번 의결은 지방자치법 자체를 부정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여현정 의원 “녹취와 공개는 공익적 목적”
가처분신청 및 제명처분무효확인 소송 제기할 것
한편, 지난 7월 4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양평군 A 팀장과의 대화 내용을 유튜브에 공개했던 여 의원은 “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둘러싼 의혹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공익적인 측면에서 대화 내용을 녹취하고 공개했던 것”이라며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제명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 의원은 “집행부의 2중대를 자임하면서 군민이 주신 권한, 함부로 빼앗을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지 말라”면서 “역사는 결국 진실이 승리했다. 모진 고초를 겪고 상처를 남기더라도 이 싸움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실제로 형법 제310조(위법성 조각)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307조(명예훼손)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이다.
특히 문제가 된 당사자간 대화 녹취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즉 여 의원이 양평군청 공무원과 직접 대화한 내용을 녹취한 것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또 징계 처분이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점도 지적됐다. 여 의원과 최 의원은 징계 의결 후 당일 저녁 군청 앞에서 개최한 ‘국민의힘 양평군의원들의 민주당 군의원 징계 규탄 기자회견에서 “징계요구서를 출석 24시간 전까지도 발송하지 않아 충분히 소명을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면서 “또, 민주당 군의원 전원을 윤리특위 참여에 제척함으로써 여 의원 징계안 심사에 최영보 의원이 의결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양평군청 공무원이 녹취 공개에 대해 형사고소를 한 바도 없고, 따라서 여 의원이 법적 책임을 지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반대당 의원을 제명한 것에 대한 후폭풍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여 의원은 지난 5월 8일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 발표문을 통해 종점을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하는 안을 발표하자 변경하는 과정과 경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왔다. 지난 7월 8일부터는 같은 당 최영보 의원 등과 함께 ‘서울-양평고속도로 백지화 철회 촉구’ 단식과 함께 매주 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촉구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8월 4일 전진선 군수 “의회에 특단의 대책과 조치를 요구할 것”
8월 1일·28일 양평군청 노조 “구체적인 대책마련과 신속한 집행 요구”
8월 1일 양평 국민의힘 관계자 "여현정·최영보 의원 주민소환 거론"
한편, 앞서 전진선 양평군수는 지난 8월 4일 “우리 군 의회 의원님께서 공무원과의 대화를 무단녹취하여 언론사에 제보하는 사태로 공직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당사자 의원님은 사과는 커녕 불법이 아니라며 공직사회를 나무란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면서 “군수로서 힘들어하는 피해공무원을 보호하고 모두가 믿고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면서 1천 7백여 동료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양평군지부에서 양평군의회에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청한 것과 별도로 군수로서 의회에 특단의 대책과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 군수는 지난 8월 18일 서울~양평고속도로 강상JC·강하IC 찬성 주민집회에 참석했다.
또 지난 8월 1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양평군지부는 전진선 군수와 윤순옥 군의회 의장에게 공문을 보내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어 8월 28일에는 여현정 군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구체적인 대책마련과 신속한 집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양평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지난 8월 1일 여현정 의원과 최영보 의원에 대한 주민소환 대책위 발족 등을 거론하였고, 양평군의회 국민의힘 오혜자 의원 역시 8월 25일 열린 제 295회 양평군의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여현정 의원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양평군청을 오랫동안 출입하고 있는 한 기자는 “지방자치 30년 넘도록 이제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했고, 믿기도 어려운 통탄스러운 사태가 자행되었다”면서 “군민이 직접 선출한 군의원을 재량을 넘어 제명한 것으로 이는 의회 모독”이라고 꼬집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ypsd1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