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멤버 골탕 먹이기 형님들도 ‘참~’
▲ 지난해 8월 25일 열린 2012 프로야구 신인선수 지명회의에서 신생팀 NC다이노스가 특별추가지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 신인선수 지원안을 뒤집어
NC 왕따의 첫 번째 정황은 신인지명이다. 지난해 KBO 이사회는 NC의 선수수급 방안으로 2012, 2013년 신인지명회의에서 우선 지명 2명과 2라운드 이후 특별지명 5명, 라운드별 총 10명을 지명하는 ‘신생구단 지원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몇몇 구단 사장은 “좋은 신인선수를 NC가 죄다 뽑으면 우린 어떻게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들은 “NC가 기존 구단 인수가 아닌 순수 창단인 만큼 미래자원인 신인선수를 많이 뽑게 해줘야 한다”는 야구계의 설득에 밀려 마지못해 신생구단 지원안에 동의했다.
NC는 “향후 2년간 신인선수만 최대 34명을 뽑을 수 있게 됐다”며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실제로 지난해 NC는 우선지명 2명과 2라운드 이후 특별지명 5명, 라운드별 총 8명을 지명해 총 15명의 신인선수를 받아들였다.
올해도 NC는 15명 이상의 신인선수를 영입해 2013년 1군리그 참여를 이상 없이 진행할 참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갑자기 몇몇 구단이 “NC의 신인선수 수급 조정이 필요하다”고 딴죽을 걸면서 NC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몇몇 구단이 딴죽을 건 표면적 배경은 “이제 NC가 양보할 때”라는 것이었다. 당시 모 구단 단장의 말을 들어보자.
“원래 NC의 1군 참여는 2014년부터였다. 하지만, 기존 구단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NC의 2013년 1군 참여를 인정하겠다’고 결의하며 1년 일찍 1군 무대에 서게 됐다. 이렇듯 기존 구단들이 ‘통 큰’ 양보를 했으니, NC에서도 양보할 차례가 됐다. 몇몇 구단에서 ‘1년도 아니고 2년 연속 NC가 좋은 선수를 싹쓸이하면 차후 리그 전력균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이제 NC도 얻지만 말고, 리그의 균형발전을 위해 베풀 때가 됐다.”
이 단장의 장황한 설명을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NC의 신인선수 독점을 더는 배 아파서 못 봐주겠다’는 것이었다. 정상적이라면 ‘배 아프다’고 불만만 토했을 일이었다. 그러나 몇몇 구단은 자신들이 직접 서명했던 ‘신생구단 지원안’을 백지화하는 실력행사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이때 NC의 신인지명 축소를 주도한 구단이 바로 모그룹까지 나서 10구단 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A 구단이었다.
한 야구인은 당시 전말을 소상히 알고 있었다.
“‘아무리 배가 아파도 설마 NC 신인선수 지원안을 백지화하겠느냐’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구단 사장들이 모두 대기업 출신인데, 설마 이사회 약속을 파기하는 만행을 저지르겠느냐’는 낙관적 전망도 많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몇몇 구단은 ‘NC가 우리의 신인선수 지원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2013년 1군 합류를 허용하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기 시작했다. NC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였다. ‘왜 약속을 어기느냐’고 강력하게 항의했다간 2013년 1군 합류가 무산될 테고, 가만히 있자니 전력 손실이 불을 보듯 뻔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약자가 참아야지.”
결국 NC는 기존 구단들의 으름장에 백기 투항한다. 6월 5일 구단 단장들이 모인 KBO 실행위원회는 이사회 약속을 한순간에 백지화시키며 NC의 2013년 특별지명 인원수를 2라운드 종료 후 5명에서 3명으로 줄이는 데 전격 합의했다.
# 기존 구단의 ‘보호선수’ 꼼수
신인선수 지명이 구단 미래와 관련된 문제라면 ‘보호선수 20명 외 1명 지명’은 당장의 성적과 관련된 일이었다. 지난해 KBO 이사회는 신생구단 지원을 위해 신인선수 지명 혜택과 함께 세 가지 지원안을 발표했다. 첫째, ‘기존 8개 구단 보호선수 20명 외 1명씩을 NC가 지명하도록 할 것’. 둘째 ‘NC에 한해 FA계약을 3명까지 허용할 것’. 셋째 ‘NC에 한해 외국인 선수 4명 보유 3명 출전을 인정할 것’이었다.
이 가운데 야구계가 가장 주목한 지원안이 ‘보호선수 20명 외 1명 지원’이었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제아무리 신생구단이지만, 신인선수와 각 구단에서 퇴출한 선수만으로 팀을 구성할 순 없다. 그렇게 팀을 구성했다간 1군 무대에서 승률 2할도 유지하기 어렵다. 1군 무대에 연착륙하려면 1군급 선수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생겨난 지원안이 ‘보호선수 20명 외 1명 지원’이었다. 방식은 간단하다. 먼저 기존 8개 구단은 20명의 선수를 보호선수로 묶어둔다. NC는 각 구단이 보호선수로 지명한 20명은 영입하지 못하고, 20명 외 나머지 1명씩을 자유롭게 지명한다. 대신 1명마다 10억 원의 보상금을 원소속 구단에 지급한다.”
NC는 보호선수 20명 외 1명 지원을 통해 팀 전력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야구계 일부에서 “야구계 공생을 위해 기존 구단들이 선수들을 무상 지원해야지 무슨 10억 원을 받느냐”고 비판했지만, 정작 NC는 “각 구단이 선수들을 육성하는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 만큼 당연한 비용으로 생각한다”며 전향적 입장을 취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NC는 기존 구단들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왜냐? 기존구단들이 ‘보호선수 예외’를 자기들 멋대로 확장해놓은 까닭이다.
KBO 규약엔 ‘군 보류 선수, 당해연도 FA 신청선수, 외국인 선수는 보호선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들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한 이유는 간명하다. 군 보류 선수는 현재 군 복무 중인 선수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선수에게 갑작스러운 신분변화가 있어선 안 된다는 요지로 이들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했다. 당해연도 FA 신청선수는 당연히 그해 시즌이 끝나면 어느 팀으로 둥지를 옮길지 모르니, 보호선수 안에 넣을 필요가 없었다. 외국인 선수 역시 계약기간이 끝나면 언제든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기에 보호선수로 묶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기존 구단들이 군 보류 선수 범위를 임의대로 ‘군 제대 선수’까지 확장하며 말썽이 빚어졌다. NC는 “어째서 군복무를 마친 제대선수가 군 보류 선수에 속하느냐”고 따졌지만, ‘기득권 고수’를 위해 똘똘 뭉친 기존 구단들은 NC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 구단 단장은 “NC는 기존 구단들이 ‘꼼수를 부린다’고 비난할 테지만, 선수층이 얇은 한국 프로야구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했다.
“단장이 돼보라. 보호선수 20명을 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체감할 거다. 선발투수 5명, 마무리 1명, 불펜 셋업맨 4명만 해도 10명이다. 여기다 1번부터 9번 타자에 주전급 백업 야수 1명을 더하면 20명이 된다. 선수층이 두터우면 모르지만, 한국 프로야구처럼 선수층이 얇은 곳에선 어떻게든 주전 선수 출혈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내놓은 묘안이 군 제대 선수를 군 보류 선수 안에 포함하자는 것이었다. 군 보류 선수는 어차피 보호선수처럼 NC에서 지명할 수 없기에 군 제대 선수를 군 보류 선수에 포함시키면 그만큼 더 많은 선수의 유출을 막을 수 있었다.”
NC는 “이 선수 빼고, 저 선수 빼면 도대체 우리더러 누구를 지명하란 소리냐”며 반발했지만, 이번에도 기존 구단들의 담합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자칫 반발했다가 기존 구단들이 ‘보호선수 20명 외 1명 지원’ 약속마저 파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 야구인은 “신생구단 지원 축소가 기존 구단에겐 당장의 이익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 관점에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NC가 승률 2할대에 그친다고 생각해보라. 누가 지기만 하는 NC의 경기를 보겠는가. 리그 전체를 바라보는 팬들의 관심도도 떨어질 게 자명하고, 리그 경기력도 눈에 띄게 저하될 것이다. 신생구단 지원은 넓게 보면 기존 구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다. 우리 모두가 그걸 깨닫지 못하는 한, 티아라의 경우처럼 팬들이 갑자기 프로야구에 등을 돌리는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
올림픽에 폭탄 맞은 스포츠케이블 속사정
야구 시청률 ‘반토막’
온통 런던올림픽 이었다. 한국 선수들이 예상 밖 선전을 거듭하자 시청자들은 올림픽 중계를 보려고 TV 앞에 모여들었다. 한국-브라질의 남자 축구 준결승전은 평일 새벽 시간임에도 24%를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8월 9일 시청률 조사전문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8일 오전 3시 45분부터 KBS 2TV와 MBC가 공동 생중계한 이 경기의 전국 기준 시청률이 KBS 2TV 14.0%, MBC 10.2%로 종합 시청률 24.2%에 달했다”며 “5일 영국과의 8강전 시청률 20.6%보다 3%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뿐이 아니다. 여자 양궁 개인전과 남자 양궁 개인 결승전 시청률은 각각 37.5%, 36.2%나 됐다. 방송가에 올림픽 특수가 이어지자 현장 중계를 담당했던 지상파 방송사는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스포츠케이블채널은 반대다. 초상집이 따로 없었다.
올림픽 전까지 평균 시청률 1.5%대를 유지하던 프로야구 중계는 올림픽이 시작하고 반토막이 났다. 모 스포츠케이블채널 PD는 “올림픽 이후 프로야구 평균 시청률이 0.8%대로 떨어졌다”며 “한국 축구가 선전하면서는 0.5%대까지 급락했다”고 털어놨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한 이래 프로야구는 국제대회에도 흔들리지 않는 시청률을 자랑했다. 실제로 2010년 독일월드컵 당시 프로야구 시청률은 1.3%대로, 월드컵 이전과 비교해 0.2%가량 떨어졌을 뿐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런던올림픽 여파가 프로야구 관중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올림픽 전까지 1만 5012명을 기록했던 경기당 평균 관중은 올림픽 기간엔 1만 4045명으로, 불과 1075명밖에 줄지 않았다. KBO 관계자는 “이마저도 올림픽의 영향이라기보단 휴가철에 따른 미미한 관중 감소일 뿐”이라며 “올 시즌 순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만큼 많은 야구팬이 지속해서 야구장을 찾는 것 같다”고 밝혔다. [동]
야구 시청률 ‘반토막’
8월 9일 시청률 조사전문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8일 오전 3시 45분부터 KBS 2TV와 MBC가 공동 생중계한 이 경기의 전국 기준 시청률이 KBS 2TV 14.0%, MBC 10.2%로 종합 시청률 24.2%에 달했다”며 “5일 영국과의 8강전 시청률 20.6%보다 3%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뿐이 아니다. 여자 양궁 개인전과 남자 양궁 개인 결승전 시청률은 각각 37.5%, 36.2%나 됐다. 방송가에 올림픽 특수가 이어지자 현장 중계를 담당했던 지상파 방송사는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스포츠케이블채널은 반대다. 초상집이 따로 없었다.
올림픽 전까지 평균 시청률 1.5%대를 유지하던 프로야구 중계는 올림픽이 시작하고 반토막이 났다. 모 스포츠케이블채널 PD는 “올림픽 이후 프로야구 평균 시청률이 0.8%대로 떨어졌다”며 “한국 축구가 선전하면서는 0.5%대까지 급락했다”고 털어놨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한 이래 프로야구는 국제대회에도 흔들리지 않는 시청률을 자랑했다. 실제로 2010년 독일월드컵 당시 프로야구 시청률은 1.3%대로, 월드컵 이전과 비교해 0.2%가량 떨어졌을 뿐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런던올림픽 여파가 프로야구 관중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올림픽 전까지 1만 5012명을 기록했던 경기당 평균 관중은 올림픽 기간엔 1만 4045명으로, 불과 1075명밖에 줄지 않았다. KBO 관계자는 “이마저도 올림픽의 영향이라기보단 휴가철에 따른 미미한 관중 감소일 뿐”이라며 “올 시즌 순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만큼 많은 야구팬이 지속해서 야구장을 찾는 것 같다”고 밝혔다.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