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박관용 국회의장,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세 사람의 공통점은 뭘까.
일단 정치권력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 정부를, 박 의장은 입법부를 대표하고 있다. 최 대표는 원내 과반의석 이상을 확보한 제1당을 대표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이들은 모두 PK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갖고 있다. 노 대통령은 경남 진영에서 태어나 부산상고를 졸업했고, 부산 진구 출신인 박관용 국회의장은 동래고와 동아대를 졸업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경남 산청이 고향으로 부산고를 졸업했다.
행정부와 입법부 수장에 이어, 원내 과반의석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야당 대표에 PK 출신 최병렬 대표가 당선됨으로써 ‘대한민국’ 정치권은 외견상 ‘PK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 됐다.
여기에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청장을 진두지휘하는 행정자치부 장관에 경남 남해군수를 지낸 김두관 장관이, 공직자 인선에 대한 검증은 물론 공직기강과 민정업무를 총괄하는 민정수석에 경남 거제출신 문재인 수석이 포진해 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등장으로 정치권이 외견상 PK공화국의 모습을 띠고는 있지만, 정작 정치권에서는 더욱 치열한 ‘PK쟁탈전’이 예고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의 태동과 함께 정치권 전면에 등장한 PK 출신 인사들과 한나라당 소속으로 오랫동안 PK 텃밭을 갈아온 PK 출신 인사들 간에 17대 총선에서의 맞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노 대통령 주변에는 신상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비롯, 문재인 민정수석, 김두관 행자부 장관, 이호철 민정1비서관, 조영동 국정홍보처장, 박재호 정무2비서관 등 부산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이들 가운데 신상우 부의장과 박재호 비서관 등 YS정권 이전부터 정치권에 발을 담근 부산 연고 인사들도 적지 않지만, 문재인 수석, 이호철 비서관, 조영동 처장 등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중앙 정치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뉴페이스’도 적지 않다.
이들의 당면 과제는 여당의 PK지역 연착륙. 노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에 있는 정윤재 민주당 사상지구당 위원장, 최인호 송인배 위원장 등은 PK지역에서 노무현 정부 지지층 확산을 위해 텃밭갈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19일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는 부산에서는 29.86%, 경남에서는 27.08%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PK지역에서 평균 67%대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원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거대 야당 한나라당 대표로 PK 출신 최병렬 대표가 등장함으로써 ‘PK 주도권을 둘러싼 혈투’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승패는 꼭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17대 총선 성적표로 일단 판가름날 전망이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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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07 17: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