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남친, 이제는 지긋지긋해?
이보다 더 노골적일 수 있을까. 자동차를 매개로 남녀 간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앱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최근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선보인 ‘두근두근 드라이브’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당 앱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회원은 크게 ‘운전석’과 ‘조수석’으로 나뉜다. 말 그대로 회원 가입시 자신의 자동차를 선택하면 ‘운전석’ 회원이, 없으면 ‘조수석’ 회원이 되는 식이다. 굳이 성별을 따지지는 않지만 대부분 남자는 ‘운전석’, 여자는 ‘조수석’ 회원이 많다. 즉, 남자는 자신의 차를 과시해 여자를 만나고, 여자는 차 있는 남자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 이 앱의 목적이다.
자기소개 항목은 더 노골적이다. 직업과 함께 능력 항목에 ‘대기업’, ‘사업가’, ‘명문대’, ‘금융권’과 같은 단어들이 있다. 외모에 대한 평가도 ‘훤칠한 키’, ‘훈남’, ‘초콜릿 복근’ 등 여성들이 선호하는 단어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성의 시선을 끌기 위해 거짓으로 비싼 외제 자동차를 등록할 수는 없다. 반드시 본인이 소유한 차를 직접 촬영한 인증 사진을 첨부해야 하는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회원등록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연락처를 주고받아 만나서 드라이브나 데이트를 하는 식이다.
‘두근두근 드라이브’를 접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솔직 발칙해서 좋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남자는 차 없으면 여자도 못 만나냐, 된장녀를 위한 앱”이라는 반응도 있다. 여러 모로 볼 때 순수한 남녀 간의 만남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게다가 이렇게 만나서 어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도 이는 순전히 본인 책임이다. 대부분 남녀 소개 관련 서비스가 이러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다만 상대방의 됨됨이가 아닌 차가 먼저 보인다는 점에서 더 위험해 보인다. 낯선 사람의 자동차는 함부로 타는 것이 아니다.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