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석 규격 미달로 파도 충격 견딜지 의문인 데다 흙 섞여 해양오염…감리 “정확히 공사하도록 지시할 것”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엘니뇨 현상으로 비가 자주 내리고 강한 태풍이 몰려오는 빈도도 늘고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연안정비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사업으로 매우 중요하기에 해안선을 가진 지자체는 저마다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번이 바다인 부산 강서구 천성동 1392-2 지선 일원(두문지구)은 태풍과 고파랑 내습 시 월파에 의한 침수피해가 발생해 도로 및 민가 등에 인명과 재산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부산 강서구청은 적극행정으로 연안정비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서구청은 두문지구 연안정비사업의 파도막이 소파제(L=609m) 설치를 위해 지난 3월 17일 공사입찰을 공고하고 3월 23일 개찰해 입찰금액 14억 9800만 원으로 수안종합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공사 감리는 (주)삼영기술이 맡았다. 문제는 두문항 바다에 소파제 공사를 맡은 수안종합건설이 설계 및 공사시방서에서 지시한 대로 공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안종합건설은 먼저 소파제의 골격이 되는 피복석 관련 규정을 어겼다. 소파제를 보호하는 피복석은 1㎥급이다. 쉽게 말해 가로세로 1m 기초사석이다. 피복석의 규격은 설계도서에 명시된 중량의 ±25% 이내여야 한다. 공사시방서 3.2 시공일반 2호에는 ‘사석공사를 할 때에는 사석이 서로 잘 맞물리고 공극이 최소화되도록 시공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소파제 작업구간을 살펴보면 피복석이 1㎥ 기준에 들지 않는 피복석도 다수 박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석이 서로 맞물리고 공극(사석과 사석 사이)이 최소화되도록 메쌓기를 해야 하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사석의 공극을 최소화하는 이유도 모르고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된다. 공극 최소화 이유는 파도에 의해 사석이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석과 사석이 맞물리도록 해야 하지만, 두문지구 시공사는 규격에 맞지 않는 사석으로 이른바 ‘땜방’을 해놓았다. 부실시공 의혹에서 벗어나기 힘든 대목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소파제 속채움 사석(100mm 이하)을 채우는 과정에서 흙이 함유된 토석(흙·돌)을 사용했다. 설계상에는 사석(막깬돌)으로만 속 채움을 하도록 돼있으나, 일부 자연석도 함께 섞여 있었다.
토석 사용은 환경오염 우려를 낳는다. 바닷물을 흙으로 오염시키는 행위는 환경파괴 행위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오탁방지막을 설치해 놓았다고 해서 환경오염이라는 불법에서 벗어날 수 없다.
두문지구 공사 감리자인 (주)삼영기술 관계자는 “현장에 늘 상주하고 있으나, 못 본 부분이 있다면 다시 점검하고 철저하게 관리감독을 하겠다. 시공사 소장에게 다시 한번 정확하게 공사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삼영기술 측은 속채움 사석에 흙이 섞인 경위에 대해 묻자 흙이 섞여 있는지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