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승인받은 시설은 없고 카페 차려…“경영 어려움에 사업 다각화하려 했다”

하지만 현재 가조도 복합문화시설은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승인받은 시설은 온데간데없는 상태다. 들어선 시설은 ‘마들렌’이라는 이름의 프렌차이즈 카페뿐이다. 당초 승인받은 영화관과 특산물판매장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마들렌 관계자에게 “대표자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물으니 “건물사장님 전화번호를 드릴까요, 투자사장님 전화번호를 드릴까요”라고 말했다. 관계자의 답변은 정부 보조금으로 건축한 시설물이 전대(제3자에게 다시 빌려줌)됐다는 것을 의심케 한다.
전대는 사법기관에서 조사하면 아주 쉽게 밝혀진다. 법인 통장 거래내역을 살펴 출자금이 타 출자자와 비교해 현저하게 높은 경우와 법인 구성원으로 지역에 위장 전입한 사실만 밝혀도 전대한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보조금법) 제22조(용도 외 사용 금지)에는 “보조사업자는 법령, 보조금 교부 결정의 내용 또는 법령에 따른 중앙관서의 장의 처분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성실히 그 보조사업을 수행하여야 하며 그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중형으로 다스린다.
가조도 발전협의회는 영어법인을 구성해 거제시로부터 복합문화시설 권리를 넘겨받아 마들렌 카페를 운영하려면 보조금법 제35조(재산 처분의 제한)에 따라 거제시로부터 용도변경을 승인받은 후 운영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고 임의적으로 사업목적 외에 시설물을 사용하면 안 된다.
가조도 영어법인 정관에는 지역민 참여가 아니라 어업에 종사하는 어촌계만 출자가 가능하도록 조항을 두고 있다. 이는 사업개요에 명시된 ‘지역민을 중심으로 문화협동법인을 조직·구성하고 이를 통해 사업운영과 일자리 창출 등을 한다’라는 내용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지역민의 폭넓은 참여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법인 정관이 정한 규정마저 넘어 이사로 등재된 외부인(여성)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가조도발전협의회장 A 씨는 “2~3년 전에 가조도로 이주한 여성이며 마들렌에서 매니저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로 이사에 등기된 것은 아니냐”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A 씨는 “주민들 소득증대를 위해 열심히 하려 했으나, 경영상 어려움에 봉착했다. 마들렌 상호를 가져와 사업을 다각화해 출자자인 주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상업에 종사하는 업주 B 씨는 “내가 낸 세금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것은 납세자를 우롱하는 행위로 보인다”며 “주변 상인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행위”라고 토로했다.
행정안전부 균형발전진흥과 관계자는 “가조도는 특수상황지역 사업으로 한국섬진흥원의 관리 감독을 받지 않는 곳”이라며 “원칙적으로 주변에 카페가 있을 경우에는 카페운영을 못 하게 하지만 섬 일부 지역에 관광객의 휴식공간이 없는 곳은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