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0여 년 만에 허용기준 조정…주민 불편 해소·문화재 보호 조화 도모
시는 빠르게 변화하는 지역 여건에 대응하고, 문화재와 지역사회의 조화로운 공존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37곳의 기념물 문화재를 대상으로 허용기준 조정 용역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27곳 문화재의 허용 기준이 조정됐고, 10곳은 기존 허용 기준을 유지하게 됐다.
주요 조정 사항은 △개별 심의 구역인 역보 1구역의 규제범위 완화 및 축소 △고도제한 구역인 역보 2구역을 3구역으로 조정 △동일 구역 내 고도제한 완화 등이다. 시는 조정을 위한 용역 추진 과정에서 기장 죽성리 왜성·향교, 부산진성 등 5곳의 대표적인 민원사항 해소를 위해 시 문화체육국장, 문화재위원, 성곽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워킹그룹)을 구성하기도 했다.
워킹그룹은 문화재별 특성 검토와 현지 조사를 추진했고, 7차례의 회의와 4회 이상의 현장 방문 등 주민 대표와 적극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검토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와 별개로 시는 주민과의 시장 면담, 주민간담회·설명회, 주민 대표 면담 등을 13차례 가지며 민원 해소를 위한 밀착행정을 실시하고, 문화재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개선과 사유재산의 권리보호 및 문화재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기장 죽성리 왜성의 경우 기존 역보 1구역이 문화재 인근 전역을 포함하는 넓은 범위로 지정돼 문화재 보호와 지역발전의 조화가 어려웠으나, 이번 고시로 규제가 되는 상당 부분의 역보 구역 범위가 조정됐다.
특히 문화재의 조망성과 일체성 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역보 1구역 중 일부를 1-1구역 및 2구역으로 조정하고 1-1구역에는 경사지붕 주거용 건축물의 신축이 전향적으로 결정됐다. 기장 향교의 경우 향교 주변 대부분을 차지하는 역보 1구역에 한옥형태의 건축물을 신축할 수 있도록 허용 기준을 변경해 향후 전통 한옥마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진성 주변 지역은 역보 1구역 개별 심의로 건축이 제한적이었고 2구역은 평지붕인 경우, 높이도 8미터로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주변 건축물에 대한 현지 조사와 문화재청 훈령, 부산시 조례에 따라 경관관리 중점지표(장소성, 왜소화, 조망성, 마루선, 일체성) 등을 고려해 구역을 유지한 채 높이를 상향시키는 안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역보 1구역에는 7.5미터 이하의 경사지붕 건축이 허용되고, 2구역은 높이 기준이 8미터에서 10미터로 상향돼 주민의 주거환경 개선과 건축물의 다양성 확보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환 부산시 문화체육국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지역 여건에 대응하고, 조화로운 공존을 도모하기 위해 2012년 지정된 이후 10여 년간 유지돼왔던 허용기준을 최초로 완화했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허용기준의 적정 여부 등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주민과 함께 포용, 화합 및 조화로 ‘삶’과 함께하는 문화재 공존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박정헌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