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연금 수급 세대 고통스러워도 미래를 위해 개혁을 서둘러야”
안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국민연금 개혁안의 밑그림이 공개되었다.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지급 약속한 예상 연금액이 2023년 말 기준 2825조 원입니다. 적립된 기금 1000조 원을 뺀 미적립 부채는 1825조 원으로, 올해 예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80%를 넘어선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출생률, 가장 빠른 속도로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대한민국은 이미 연금 개혁의 골든타임이 지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혁을 멈출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최우선으로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연금 개혁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5년마다 시행하는 재정계산의 취지는,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 상태를 점검하여 제도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연금 지급률(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을 조정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재정계산제도 본연의 목적인 재정안정방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100년 뒤, 캐나다는 150년 뒤에 연금을 줄 돈까지 모아 기금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연금 개혁이 불발되면 미래 세대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고통스럽더라도, 우리보다 앞서 개혁을 시행했던 OECD 회원국들의 연금 개혁에서 교훈을 찾아, 진정한 의미에서 공적연금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당장 연금 수급 세대가 고통스럽더라도, 젊은 세대와 미래세대가 국민연금이라는 좋은 제도의 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개혁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그리스는 경제·재정 위기로 외부의 손에 의해 연금 개혁이 이뤄지면서, 고액 수급자의 연금이 한순간에 50% 깎이기도 했다. 지금 받는 연금이 갑자기 절반으로 줄어들 때 그 고통은 어떻겠나. 우리나라 연금 재정 상황은 그리스보다 더 심각하다. 우리도 이대로 가다가는 그리스처럼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연금 개혁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국민연금이 처한 상황에 대해 가감 없이, 숨김없이 제대로 밝히는 것이다. 또 59세로 묶여있는 국민연금 보험료 의무납입연령을 단계적으로 장기적으로 65세까지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은퇴 시점과 연금 수급 시점 사이의 갭을 없애기 위해서,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고민하는 ‘초고령사회에서 계속 고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후소득 정책수단을 검토하고 설계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 순으로 개혁도 시급하다. 군인연금은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대상자들이 많지 않아 어느 정도 예외가 불가피하다. 그 이외 특수직역연금에 아무런 개혁 없이 계속 혈세만 쏟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국민연금에 위기가 닥쳐오는데 특수직역연금에 계속 세금으로 적자를 메우는 것은 결국에는 국민적인 공감을 얻지 못하고 국민 간 첨예한 갈등이 일어날 소지가 다분하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더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다.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연금 개혁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사회가 최우선으로 꼭 해야만 할 일임을 국민 여러분께 거듭 호소한다”고 전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