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고발] 경남교육청 자체 감리현장 안전관리 미흡

노동부·산업안전보건공단 관리·감독 사각지대 전락한 학교 신축 공사장

[일요신문] 건설현장의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중대재해법을 제정하고 노동자의 고귀한 생명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것과는 반대로, 경상남도교육청(경남교육청)에서 발주한 학교 신축 현장의 노동자들은 안이한 작업을 일삼아 안전사고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남교육청이 발주한 거제시 상동1초등학교 신축현장 작업자가 연결고리를 생명줄에 걸지 않고 가슴에 품고 있는 장면. 사진=정민규 기자

국내 건설현장은 건설사가 안전모·안전화·안전대를 법적으로 지급하게 돼 있다. 노동자 스스로 안전장구를 갖추고 작업한다면 건설현장이 마무리된 이후 공사장에 산더미처럼 안전모·안전대가 버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전은 건설사만 강요하고 노동자는 남의 일처럼 치부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무분별한 지급으로 안전화가 중고 거래사이트에서 거래될 정도로 일부 노동자는 안전화를 새로 받아 돈벌이에 악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동1초등학교 신축공사는 2021년 6월에 경남교육청이 신한종합건설과 계약해 짓고 있는 현장으로 2024년 1월에 준공 예정이다. 상동1초등학교는 경남교육청이 직접 인·허가하고 감리하는 곳으로 거제시는 건축에 따르는 관리 감독권한이 없고,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만 관여한다.

경남교육청이 상주해 감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신한종합건설은 비산먼지 및 소음이 발생해도, 고소작업 시 작업자가 안전대에 부착된 연결고리를 생명줄에 연결하지 않아도 문제 삼지 않았다.

특히 학교 신축 공사장 10m이상 고공에서 지붕 교각 작업을 하고 있는 작업자가 안전대에 부착된 연결고리를 바로 옆에 있는 생명줄에 걸지 않고 작업하는 모습에 쳐다보는 이를 가슴 저리게 한다.

이러한 작업을 감행하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해 중대재해법이 적용된다면 책임은 신한종합건설이 고스란히 져야 한다. 작업 시작 전 안전교육은 제대로 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