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두드리는 소리로 구급 상황 신고자와 소통
- 경북소방 최장헌 소방위 "매뉴얼대로 조치했을 뿐"
- 119신고, 문자·영상통화…앱 등으로 사진·동영상 전송도 가능
[일요신문] 신고자의 수화기를 두드리는 소리를 지나치지 않고 긴급 구급 상황임을 포착해 구급차를 출동 시킨 경북소방본부 소방관의 활약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휴대전화로 전화를 건 신고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수화기를 '톡톡톡톡톡' 두드리기만 한 것.
이날 전화를 받은 최장헌(45) 소방위는 "119상황실입니다. 119도움이 필요하십니까"라고 물어도 아무런 대답이 없자 잠시 후 "말씀을 못하는 상황입니까"하고 다시 물었다.
대신 수화기 넘어 에서는 그제야 신고자가 '톡톡'하고 두드렸다.
신고자가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임을 곧바로 직감한 최 소방위는 구급차를 바로 보내겠다고 신고자를 안심시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119위치정보시스템상의 위치가 맞는지 수화기 소리로 재차 확인하며 정확한 주소를 문자로 보내 달라고 안내에 나섰다.
이에 신고자는 문자로 정확한 위치와 자신의 상태를 다시 신고했으며, 신고한 지 불과 10분여 만에 포항남부소방서의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해 60대 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했다.
출동한 대원들은 그가 후두암으로 수술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최 소방위의 빠른 대처 능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박치민 119종합상활실장은 "상황실 직원의 침착한 대응과 발 빠른 대처로 도민을 구해낸 순간"이라고 말했다.
최 소방위는 "매뉴얼대로 조치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작은 신호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세심하게 119신고를 접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19신고는 기존 음성통화 신고 외에도 문자, 영상통화, 앱 등을 통해 긴급 상황 발생 시 사진·동영상 전송이 가능하며, 외국인이나 장애인 등 의사소통 또는 음성통화가 어려운 상황에도 신속한 상황 전달이 가능하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