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평 거접사격장 문제가 해를 넘겨 2024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갈등이 시작된 이후 주민들의 불편 사항은 아직까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관·군 협의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됐으나, 5년이 지난 현재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는 불만 섞인 말만 나오고 있다.
5년째 협상만 반복...해법은 언제?
지난 18일 오후 가평군 상판리 마을회관에서 거접훈련장 갈등 관련 주민과 군의 상생 협력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거접훈련장 갈등영향분석 연구용역 주민 중간보고회를 개최됐다.
이날 보고회는 용역을 수행한 한국갈등학회 주관으로, 상판리 거접사격장 대책위원(이하 대책위) 21명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3월 상생 협력방안 도출을 위한 갈등영향분석 합의각서를 체결했고, 7군단은 4,2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용역을 진행한 결과, 8월 경 용역 결과를 각 기관에 전달했다.
마을 주민들은 용역 결과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해 이번 설명회가 진행된 것이다.
용역 보고서에는 마을 주민과 사격장 관리를 맡고 있는 수도기계화보병사단(이하 수기사)의 상생 협력에 대한 방안이 담겨 있었으나 주민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또한, 용역사는 현재 상황이 굉장히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마을 주민들은 부지매입 파동 이후 군이 사기행각을 했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전술훈련조차도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분위기이며, 이와 반대로 7군단은 오히려 국방부 차관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했으므로 사격훈련을 재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측은 사격훈련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주민 일부가 이용하고 있는 단톡방에서도 용역 결과를 두고 의견들이 분분하다. 주민 A 씨는 “용역 결과는 좋았으나 결국 아무것도 된 것이 없다. 원점으로 돌아온 거 같다”며 마을 주민들은 이른 시일 내에 민·관·군 협의회에서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공동 대책위원장 중 1인 사임...단일 체제로 전환
지난달 상판리거접사격장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의 엄기용 대책위원장이 사임했다. 그동안 대책위는 엄 위원장과 홍주표 이장 공동위원장 체제였다. 그러나 엄 위원장의 사임으로 대책위 운영에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엄 위원장의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혀진 내용은 없다. 한편에서는 그동안 민·관·군 협의체를 주도해 왔던 엄 위원장 사임이 대책위가 주장해 온 사격훈련 거부 등 현안들에 대한 대응 방식이 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공동위원장인 홍주표 이장은 “엄 위원장이 사임했으나 바뀌는 것은 전혀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사격훈련에 대해서는 여전히 “절대 안된다.”라고 말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7군단이 마을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 줄 경우 중화기 사격을 제외한 전술·기동훈련 등에 대해서는 협상이 가능하는 것 아니냐”며 유연한 태도를 나타냈다.
수기사 사령관 취임, 협상 기조에 영향?
거접훈련장의 갈등은 2019년 2월 이후 5년 넘도록 지속돼 왔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수기사의 포사격 훈련을 저지하기 위해 전차 진입을 막는 등 물리적 충돌도 불사했었다.
이후 갈등 구도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4월 민·관·군 협의체가 구성됐다. 하지만, 협의체는 구성된 후 수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나 뾰족한 해법은 마련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거접사격장을 관리하는 수도기계화보병사단장에 김성구 소장이 임명됐다.
김 소장은 1995년 육군사관학교(51기)를 졸업했으며, 국방부 군사보좌관, 국방정책실 정책기획관실 정책기획차장, 제37보병사단 제110보병연대장 등을 역임했다.
주민들은 이번 김 소장이 새로 취임한 것에 대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 5년여간 갈등을 겪고 있던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고 계속해서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닌지 불안에 떨고 있는 것.
강 건너 불구경 누가?
또한, 협의체를 구성해놓고, 아무런 방안을 내놓지 못한채 방관하고 있는 가평군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격장 문제를 가평군이 강 건너 불구경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주길 원하고 있다.
가평군도 주민들의 불만 사항에 대해 대처 방안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진다. 거접사격장 문제뿐만 아니라 가평군이 가지고 있는 국방 관련 현안 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군도 사격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7군단 관계자는 "갈등영향분석 결과에서 도출된 상생방안들은 대책위, 가평군, 7기동군단(수기사)이 함께 구성한 민·관·군 상생협의회를 통해 구체적인 실현방안들을 논의하며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2024년에는 사격장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홍주표 대책위원장은 “가평군과 군이 협력해서 주민들의 불안을 하루빨리 해결해 주길 원한다.”라며 가평군과 국방부가 해법 마련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현우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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