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다 어디 갔수?
‘그 듬성듬성했던 머리카락은 다 어디로 갔나?’
지난해 총리직에서 사임하면서 17년간의 정계생활을 마감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6)의 대머리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어 화제다. 최근 이탈리아 주간지 <오지>가 촬영한 베를루스코니의 시원한 대머리 모습은 총리 시절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낯선 모습인 것이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총리 시절에는 비록 머리숱은 적어도 항상 거뭇거뭇한 모습이었지 이처럼 머리카락 한 올 없이 시원하게 벗겨진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탈리아 언론들은 그가 총리직에서 물러난 현재 머리에 신경을 덜 쓰고 있다고 추측하면서, 아마도 내년 봄 정계에 복귀할 때에는 다시금 머리에 신경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지금까지 베를루스코니의 대머리는 이탈리아 사람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아왔다. 무엇보다도 대머리 모양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면서 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가령 하루는 머리숱이 풍성했다가, 또 그 다음 날에는 갑자기 듬성듬성해져 있거나, 또 어떤 날에는 머리카락이 온데간데없이 다 사라진 모습으로 나타나는 등 변화무쌍했던 것.
이런 변화는 사실 베를루스코니가 그만큼 머리에 대단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많은 돈을 대머리 관리에 쏟아붓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모발이식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4년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를 방문할 때 뜬금없이 두건을 쓰고 나타났던 것 역시 모발이식 수술을 받은 직후 생긴 수술자국을 가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런 모발이식도 대머리를 극복하기에는 부족했던 모양. 아무리 모발이식을 해도 머리카락은 계속 빠졌으며, 이를 가리기 위해서 결국 그는 다른 방법까지 동원해야 했다. 그가 가장 애용했던 방법 가운데 하나는 머리숱이 풍성하게 보이도록 하는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이었으며, 이밖에도 외출을 할 때면 얼굴에 화장을 하듯이 대머리에도 파우더, 크림, 메이크업 펜슬 등으로 화장을 하곤 했다.
만일 그가 내년 봄 선거에 출마할 경우에는 다시 대머리 화장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로선 이렇다 할 대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까닭에 자연스런 모습 그대로 다니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