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강민경, 남다른 ‘카발란’ 사랑 보여…임시완, 1억 원 호가 맥캘란 수집하기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큰 인기를 얻었던 와인 업계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극명하다. 한 와인업계 관계자는 “와인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매출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수입사들이 꽤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도 “위스키 수입사는 실적이 조금 꺾이는 수준에서 그쳤다. 최근까지도 위스키 수입사에서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는데, 수요가 받쳐준다는 걸 의미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위스키 가격은 2023년 한 해 동안 대폭 오른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서야 일부 할인하는 품목이 나오고 있지만, 지나치게 높였던 가격을 일부 조정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 위스키 애호가 정 아무개 씨는 “과거처럼 ‘오픈런’(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서 구매하는 행렬)이 자주 벌어지는 것 같진 않지만, 인기 위스키가 뜬다고 하면 오픈런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위스키에 빠진 건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인기 스타들도 최근 위스키 사랑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일요신문은 위스키에 빠진 인기 스타들과 그들이 사랑하는 위스키를 알아봤다.
최근 멤버 전원이 병역 의무를 위해 입대한 BTS(방탄소년단) 중에서도 위스키 애호가가 있다. BTS 리더 RM(김남준)은 대표적인 셰리 위스키 마니아다. 2022년 12월 5일 동료 멤버 슈가의 ‘슈취타’(슈가와 취하는 타임)에 출연한 RM은 ‘카발란’ 증류소의 ‘솔리스트 올로로소 셰리’를 들고 나왔다.
대만 카발란 증류소에서 출시한 위스키는 대체로 숙성연수가 짧지만, 강렬한 기후 때문에 압축적으로 숙성된 맛을 낸다는 평이 많다. 카발란은 다양한 셰리 위스키를 강렬하게 뽑아내 소위 셰리 맛을 폭탄처럼 내는 셰리 밤(Sherry Bomb) 증류소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곤 한다. 카발란은 영화 ‘헤어질 결심’에도 나와, 국내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RM의 셰리 밤 사랑은 다른 영상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2023년 3월 16일 방탄TV에 올라온 RM ‘Live in Seoul’ 콘서트 스케치 영상을 보면 RM 셰리 밤 사랑이 더 자세하게 나타난다. RM은 롤링홀 공연을 앞두고 게스트를 위한 선물로 위스키를 준비한다. 이때 위스키가 대부분 셰리 밤 위스키다.
선물한 위스키가 확인되는 건 글렌드로낙 그랜저, 발베니 레어메리지, 글렌 알라키 싱글 캐스크 등이다. 이 가운데 글렌 드로낙과 글렌 알라키가 대표적인 셰리 밤 위스키다. RM은 이 중에서 ‘글렌 알라키는 내가 마시려고 샀다’고 말했다.
카발란 사랑은 RM뿐만이 아니다. 그룹 다비치 출신 강민경도 위스키 마니아이자 카발란이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부터 즐겼다고 알려져 있다. 한 위스키 애호가 A 씨는 “강민경이 카발란이 한국 시장에서 지금처럼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전인 약 6~7년 전부터 좋아했다고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민경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일본 위스키 ‘히비키’ 30년을 보유하고 있다며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강민경이 보유한 히비키 30년은 올드 보틀(오래 묵은 위스키)로 주세가 싼 해외에서도 1500만 원 이상으로 거래된다고 알려졌다. 강민경은 영상에서 자신의 위스키 술장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히비키 30년뿐만 아니라 라프로익 25년, 글렌모렌지 시그넷, 카발란 솔리스트 포트 캐스크, 글렌피딕 21년, 라가불린, 발베니 등이 나오면서 싱글몰트를 폭넓게 즐기고 있음을 나타나기도 했다.
2020년 5월 BTS 멤버 슈가는 개인방송에서 “오늘은 좋은 날”이라며 방 선반에 있던 아드벡 증류소의 코리브레칸을 글렌캐런 잔에 얼음 없이 원액 그대로 마셨다. 아드벡 증류소는 대표적인 피트 위스키 증류소다. 피트는 위스키 제조 방식에 들어가는 연료로, 피트를 통해 몰트를 건조시키면 스모키, 소독약, 주유소 냄새 등이 날 수 있다. 피트 위스키가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가 이 향 때문이다.
특히 아드벡은 피트가 강한 편에 속해 피트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반면 피트를 좋아하지 않으면 냄새조차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BTS 슈가가 아드벡 코리브레칸을 마신 것으로 볼 때 피트 위스키 마니아로 분류할 수 있다.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도 위스키 마니아다. 장근석은 자신의 유튜브에서 일본 위스키 중 최고로 꼽히는 야마자키 증류소에서 만든 ‘장근석 에디션’을 소개한 바 있다. 장근석은 자신의 유튜브에서 위스키 유튜브 채널 ‘생명의 물’과 콜라보해 동탄 미누바에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장근석은 맥캘란 18년 1987, 사마롤리 스프링뱅크 등을 마시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화 ‘신세계’로 유명한 배우 박성웅도 싱글몰트 위스키에 푹 빠져 있다. 이런 애정 때문에 2023년 12월 박성웅은 미국 싱글몰트 위스키 버지니아 C&C 브랜드 앰버서더가 됐다. 박성웅은 싱글몰트 마니아였던 점을 살려 직접 테이스팅을 거쳐 싱글몰트 위스키 버지니아 C&C를 론칭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버지니아 C&C에 매료돼 회사 주주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 이청아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향을 좋아했다”면서 위스키 사랑을 드러냈다. 특히 이청아는 위스키를 좋아하게 된 이유로 “위스키를 마시면 음식을 안 먹게 돼서였다”고 밝혀 그녀만의 절식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청아는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위스키 즐기는 모습을 보이다 글렌피딕 광고를 하게 되면서 기뻐하기도 했다. 이청아는 ‘피트 위스키 마니아’이면서, ‘올드 위스키를 좋아한다’고 자신의 취향을 밝히기도 했다. 이청아는 피트 위스키인 보모어 위스키를 ‘최애’로 꼽기도 했다.
농구선수 출신 현주엽은 위스키를 마시면서 재테크도 한다고 밝혔다. 2022년 6월 KBS ‘자본주의학교’에 출연한 현주엽은 재테크 비법을 소개하면서 위스키 재테크를 한다고 말했다. 현주엽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 재테크를 하고 있다. ‘위테크(위스키+재테크)’를 하고 있다”면서 “위스키 400~500병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샀던 것 중에 20배 오른 것도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인기 위스키 유튜브 채널 ‘생명의 물’을 운영하는 닉네임 ‘박사장’은 한국 위스키 시장이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박사장은 “한국은 기존 위스키 시장 강국인 미국, 일본, 대만 등에 비해 이제 막 위스키 문화가 시작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위스키 문화 이해도나 유행, 발전 속도만큼은 그 어떤 나라보다 뜨겁고 적극적이기 때문에 세계 위스키 시장에서도 굉장히 ‘핫한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사장은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위스키들이 많이 수입돼 소비자들이 더욱 폭넓은 시장을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공개적으로 취향을 밝힌 스타도 있지만, 드러내진 않았지만 위스키 마니아인 스타도 많다. 글로벌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는 배우 정해인도 위스키 마니아다. 위스키 마니아 임 아무개 씨는 “정해인이 위스키 마니아인 건 마니아들 사이에서 꽤 알려진 사실이다. 정해인은 마니아답게 취향도 다양하다고 알고 있다”라면서 “스코틀랜드 셰리 위스키, 미국 라이 위스키, 대만 카발란 증류소를 좋아한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일본 위스키인 히비키도 선호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웹드라마 ‘소년시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임시완도 위스키 마니아이자 컬렉터로 알려져 있다. 마니아 사이에서 임시완은 ‘큰손’ 컬렉터로 전해진다. 한 위스키 애호가 B 씨는 “임시완은 1병에 1억 원이 넘는 맥캘란 위스키를 사서 수집했다”고 말했다. 맥캘란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치가 높아, 소위 ‘위스키계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으로 전해진다. 임시완은 맥캘란과 함께 탐듀를 좋아한다고 한다.
2023년 12월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한 임시완은 신동엽에게 최상급 버번 위스키를 선물하기도 했다. 위스키 마니아로 알려진 신동엽에게 임시완은 전설적인 버번 위스키 ‘패피 밴 윙클’을 선물했다. 패피 밴 윙클은 버번 가운데 가장 유명하며,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위스키다. 패피 밴 윙클은 수요가 폭발하는 데 비해 공급이 적어 돈이 있어도 사기 어려운 희귀한 위스키로 꼽힌다.
‘나노마신’ ‘마신강림’ ‘절대검감’ 등으로 유명한 작가 한중월야도 위스키 마니아로 전해진다. 한중월야는 지역 위스키 모임을 나갈 정도로 위스키 애호가다. 한중월야는 ‘부나하벤 12년, 스프링뱅크 10년’ 등을 주변에 추천한다고 한다. '피지컬:100' 결승전에 진출해 화제를 모은 경륜선수 정해민 씨도 위스키 마니라로 알려져 있다. 정해민 씨는 아주 유명하진 않지만, 마니아가 많은 위스키인 ‘벤 네비스’를 좋아한다고 한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