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 6월19일 밤 12시가 조금 넘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그는 구속돼 구치소로 향하면서 “12년간 잘 지냈는데 짧은 시간 푹 쉬고 나온다고 생각하니 걱정말라”고 주변에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구속 첫날 아침 그가 받은 밥상에는 보리와 쌀이 2 대 8로 섞인 밥과 수제비국, 감자조림, 배추김치가 담겨 있었다. ‘국민의 정부’ 최고의 실세와 여느 수감자들의 한끼 식사는 그렇게 똑같았다.
한편 박 전 장관은 구치소로 향하면서 “꽃잎이 떨어진다고 바람을 탓하랴”(조지훈의 시 ‘낙화’에서 인용)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이 화제의 시는 사실 그의 참모진이 미리 자료를 찾아 준비했던 ‘보도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시구는 전 청와대 국장이었던 B씨가 며칠간 각종 시집을 보면서 박 전 장관의 구속과 관련한 적당한 내용을 찾던 중 발견한 것이라고 한다. B씨는 “만약 들어가신다면 이 말을 하는 게 가장 적절한 표현이 될 것 같다”고 건의했는데 박 전 장관이 이를 수용했다고 전해진다. 평소 B씨는 시집을 자주 읽으며 감성도 풍부해 박 전 장관의 마음을 대변하는 데 적절한 조언을 했다고 한다. [성]
“현행범 체포될까봐 불안했다” 대통령경호처 직원들 속내
온라인 기사 ( 2025.01.03 1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