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으뜸은 리더십 위기”진단하며 “기후변화(재생에너지) 역행하면 곧 기업들 수출길 막힌다”분석 내놔
진행자가 윤 대통령의 '정치공작, 매정하게 끊지 못했다'는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김동연 지사는 “사실관계는 분명하다. 대통령 부인이 명품백을 받은 것. 어떻게가 아니라 왜라는 질문에 답을 했어야 했다”며 “정치공작 운운하고 본질을 이야기 안 했다. 국민을 대단히 실망시키는 일이고 도끼로 자기 발등 찍는 격”이라고 답했다.
김동연 지사는 국민의힘 한동훈 위원장의 김포시 서울 편입, 경기 분도 발언에 대해서도 “선거를 정치판의 흙탕물로 덮어씌우려는 시도”라고 평가하며 “동료 시민이 원하는 일은 한다고 했는데 이태원 참사 때 희생된 분들은 우리 동료 시민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김동연 지사는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인터뷰가 모두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으로 점철된 것은 아니었다. 인터뷰 과정에서 더 돋보인 것은 세계 정세와 경제의 흐름을 짚는 김동연의 분석이었다.
진행자가 감세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대해 질문하자 김동연 지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한국에 대한 디스카운트나 신용등급, 국제신인도 문제는 굉장히 복합적인 것이지만 그 중 으뜸은 리더십 위기다”라고 평가했다.
김 지사는 “ 세계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를 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 지금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 경제가 좋다. 문제는 그와 같은 상황에서 문제를 풀 대안을 제시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총체적 국정 운영의 난맥상, 이런 것들이 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인데 마치 이 주식 거래에 대한 세금 완화라든지 이런 걸 가지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풀 수 있다고 하는 건 지극히 단편적이고 단순한 생각”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신인도의 제고, 국정 운영을 든든하게 끌고 나갈 수 있는 리더십, 또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원칙대로 우리가 소신껏 갈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것들 모두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법이다. 그런 건 전혀 얘기하지 않고, 아주 단편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걸로 봐서 경제 전반 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보인다”고 냉철한 평가를 내렸다.
국제적으로 금리가 높고 경제가 위축돼 정상들의 지지율이 떨어져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김동연 지사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이번 다보스포럼 세계 경제 지도자 모임에 초청받아 치열하게 토론했다. 작년 세계 경제는 생각보다 좋았고 금년도 낙관적인 견해가 더 많았다. 미국을 보면 된다. 미국 경제가 지금 한국 경제보다 훨씬 좋다”고 반박했다.
진행자가 향후 세계 경제의 전망을 묻자 김동연 지사는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그는 “다보스포럼에서 4가지가 핵심이었다. 첫 번째는 국제 정치, 국제 정치는 지금 탈냉전 세계화에서 신냉전 블록화로 가고 있다. 두 번째는 세계, 세계 경제는 패권주의, 자국 우선주의, 보호주의 카르텔로 가고 있다. 세 번째는 기술 진보, AI가 인간지능을 곧 뛰어넘을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네 번째가 기후 변화다. 세계 지도자들이 머리 터지게 토론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와 지도자들은 무슨 고민을 하고 있나”라고 되물었다.
김 지사는 “안타까운 건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에 거의 커플링을 했었는데 이제는 디커플링을 하고 있는 점이다. 미국 경제는 호황이다. 일본도 그렇고 심지어 전쟁하는 러시아도 그렇다. 이 문제를 환경 탓할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원전에 대해서도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진행자가 “대통령이 반도체 캠퍼스 대규모 조성을 위해서면 원전이 필요하다 원전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을 했다”고 묻자 김 지사는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김동연 지사는 “지금 반도체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과 제조에 재생에너지를 쓰지 않으면 조만간 수출길이 막힌다. 그런데 중앙정부는 기후 변화에 역행하고 있다”며 “우리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작년에 OECD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신재생 에너지 줄어든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