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연방법원, 종교법 “위헌” 판결 내리며 제동 걸어

설정법과 종교법의 충돌…강성 이슬람 지지자들 사이서 반발 터져나와

[일요신문] 말레이시아 연방법원이 북부 지역의 이슬람 형법(샤리아)를 위헌으로 판결해 화제가 됐다. 말레이시아는 연방 차원의 실정법과 각 지역의 이슬람 종교법이 혼재된 나라다.

말레이시아의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술탄 모습. 사진=연합뉴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월 9일 말레이시아 연방 법원은 전날 북부 켈란탄주의 16개 형법 조항을 재판관 9명 중 8명의 찬성으로 위헌으로 판단해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번에 위헌으로 판결된 형법에는 근친상간, 남성 간 성행위, 도박, 신성모독에 관한 처벌 조항 등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행위들은 이슬람 율법에서는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죄로 분류된다.

주심 재판관은 “이런 사안들은 연방 의회가 제정한 법의 테두리 내에서 처리돼야 한다”면서 “켈란탄주는 자체적으로 법을 시행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강성 이슬람 단체에서 이에 대한 강한 반발이 터져나왔다. 이날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의 법무부와 연방법원 주변에는 1000여 명의 무슬림이 모여 종교법지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켈라탄주 정부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에 크게 실망했으며 통치자인 술탄과 상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말레이시아 테일러대의 한 법학 교수는 "이번 판결이 다른 주의 이슬람 종교법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