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업 관급자재 ‘특정 업체’와 1년간 30여억 원대 물품계약
14일 이천시 계약정보 현황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3년 공공사업에 필요한 관급자재를 구매하면서 ‘일반경쟁’ ‘조달청 3자 단가계약’으로 A사와 1년간 32여억 원에 달하는 물품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달청 3자 단가계약’은 계약방법의 특례로 조달청에서 인정. 등록된 우수물품 중 쇼핑몰(나라장터)을 통해 수요기관이 필요한 물품을 직접 지정해 구매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A사는 경기 이천시에 법인을 설립하고 식생 옹벽, 호안·보도 블록 등의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업체로 23년 이천시와 하천정비, 수해복구 공사 등에 필요한 물품 28억 4000여만 원(154건)을 계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A사는 충남 아산에 설립된 법인을 통해 같은 기간 체육공원 조성, 도로개설, 확·포장 공사에 필요한 잔디블럭, 맨홀, 콘크리트 블록 물품 약 4억 4000여만 원(31건)을 이천시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A사 관계자는 “아산에 위치한 회사는 본인들과 아무 관련 없는 회사”라고 주장했지만, 확인결과 대표이사 L 모 씨는 A사의 임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관련 규정과 법규를 준수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계약과정에서 관내 업체 우선 보호를 목적으로 나름 노력했지만 각 읍· 면· 동별로 지역 특색에 맞는 사업들을 추진하다 보니 확인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천시 관내에는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A사 외에도 조달청 우수 제품으로 등록된 동종 업체들이 다수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결국, A 사에 대한 편중된 물품계약이 도를 넘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역 업체 관계자는 “특정 업체와 무분별한 물품계약이 쏠리면서 나머지 업체들은 직원들 급여도 못 주고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울분을 토하며 “이번 기회에 불공정 계약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A사의 무분별한 계약이 사실상 압도적으로 나타나면서 특혜성 시비는 물론 ‘독점’ 논란마저 제기되면서 입찰 사각지대에 놓인 ‘물품계약’에 대한 개선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쟁계약 원칙에 따라 업체선정에 대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물품 선정위원회 등 계약심사 제도를 운용해 편중된 계약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 관계자는 “확인결과 특정 물품 구매와 관련 결과적으로 일부 업체가 상대적으로 많이 수주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고 “향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사업부서와 읍·면·동에서 발주하는 사업에 대해 예산 절감과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제고시키면서 관내 기업에 골고루 배분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