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래몽래인 유상증자 참여로 주가 끌어올려…연인 임세령·동창 한동훈 ‘인맥 부자’ 면모도
#증권가 ‘큰손’으로 급부상
이정재는 최근 넉 달 사이, 2개 종목의 급등을 견인했다. 2023년 12월 와이더플래닛에 이어 2024년 3월 중순에는 래몽래인이 그 주인공이었다. 2개 종목은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한몸’으로 봐야 이해가 쉽다.
래몽래인은 JTBC 드라마 중 역대 최고 수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재벌집 막내아들’의 제작사다. 앞서 ‘성균관 스캔들’ 등의 히트작을 내기도 했다. 이 종목은 3월 11∼14일 사이 누적 상승률 80%를 웃돌았다.
래몽래인은 3월 12일 이정재를 포함한 3인이 29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하기 하루 전부터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상증자 대상은 와이더플래닛(181만 2688주·18.85%), 이정재(50만 3524주·5.23%), 박인규 위지윅스튜디오 대표(50만 3524주·5.23%) 등이다. 운영자금 확보가 주목적이다. 그 결과 래몽래인 주가는 12일과 13일 연속 가격 상승 제한폭(30%)까지 치솟았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정재의 지분은 5% 남짓이다. 하지만 18%대 지분을 확보한 와이더플래닛의 최대주주 역시 이정재다. 게다가 박인규 대표는 2023년 와이더플래닛에 20억 원을 투자했다. 즉 박 대표의 지분 역시 이정재의 우호 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결국 래몽래인은 이정재의 품에 안긴 셈이다.
2023년 12월 8일 이정재는 와이더플래닛이 실시한 19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회사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이 종목은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12월 5∼20일 사이 총 11거래일 중 8차례 상승 제한폭까지 주가가 상승해 2765원이었던 주당 가격은 2만 3200원이 됐다. 불과 보름 만에 시가총액이 9배 가까이 늘어났다. 당시 이정재는 주당 3185원에 313만 9717주를 취득했다. 2023년 고점 기준으로 이정재의 주식 평가 차익은 400억 원 이상이었다.
와이더플래닛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마케팅 플랫폼 사업이 기반인 회사다. 하지만 와이더플래닛이 K콘텐츠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제작사를 인수하면서 향후 콘텐츠 제작 및 투자배급 등 스튜디오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절친한 배우 정우성과 함께 연예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는 그가 이를 한데 엮은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구축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정재 광폭 행보, 어디까지 이어질까?
이정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배우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 이후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을 대표하는 방송 시상식인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하지만 스타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는 인기 등락이 심하고 위험 관리에 취약하다는 측면에서 ‘안정 자산’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재가 이토록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인맥 때문이다.
이정재는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오랜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사람이 여러 사업으로 얽혀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때문에 자금력 면에서 이정재의 사업은 순탄하게 흘러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이정재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연이 기름을 부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현대고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지난해 11월 두 사람이 서울 서초구의 한 갈빗집에서 함께 식사한 후 나란히 찍은 사진이 공개되며 그와 관련된 종목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또한 이정재는 2월 18일 한국을 찾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최고경영자)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다. 이 직후 지난해 급등 후 횡보하던 와이더플래닛의 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런 배경을 차치하더라도 2024년 이정재를 둘러싼 호재는 넘친다. 6월에는 그가 주연을 맡은 ‘애콜라이트’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된다. 이 작품은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SF물인 ‘스타워즈’의 새로운 시리즈다. 이 작품이 공개되면 이정재의 글로벌 위상이 또 한 번 상승할 것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연말에는 2024년 최고 기대작인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된다. 물론 콘텐츠에 대한 평가는 뚜껑이 열려야 알 수 있다. 기대감이 높은 만큼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공개 직후 오히려 혹평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주가는 통상 기대감이 반영돼 상승한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주요 출연작의 공개를 앞두고 이정재와 관련된 종목들이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