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강·반도체·금강 수성하며 단독 과반 달성…국힘 막판 보수 결집으로 ‘낙동강’ 선전 위안
#한강벨트, 민주당 왠지 아쉬워
민주당은 서울 전체 의석 48석 중 37석을 차지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49석 중 41석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4석이 줄어들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한강벨트(용산, 중성동갑·을, 광진갑·을, 마포갑·을, 동작갑·을)’ 9석 중 용산을 뺀 8곳을 차지한 바 있다. 민주당은 수성을, 국민의힘은 탈환을 위해 화력을 집중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대표는 유세 기간 내내 한강벨트에 공을 들여왔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한강벨트 6곳에서 승리를 따냈다.
용산구는 대통령실 이전으로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떠오른 곳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는 51.77%를 얻어 47.02%를 얻은 강태웅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두 후보 간 득표율 차이는 4.75%포인트(p)로 6110표 차이였다. 권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890표(0.66%p) 차이로 승리했는데, 격차를 더 늘리면서 5선 고지에 올라섰다.
이재명 대표가 현역 의원을 ‘컷오프’(공천배제)하며 영입 인재를 전략공천한 ‘동작을’ ‘마포갑’에선 수성에 실패했다. 2022년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동작을) 이지은(마포갑) 민주당 후보가 모두 고배를 마셨다.
동작을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54.01%)가 류삼영 민주당 후보를 8.03%p 차로 따돌리며 5선으로 원내에 복귀한다. 이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3월 12일부터 총 8차례 동작을을 찾아 지원 사격할 정도로 화력을 쏟아부었으나, 류 후보는 나 후보 벽을 넘지 못했다.
마포갑은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4선을, 그의 부친 노승환 씨가 5선 국회의원을 지낸 곳으로 민주당 텃밭이다. 그런데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48.3%)가 이지은 후보를 상대로 0.6%p 신승을 거두며 재선에 성공했다. 이재명 대표는 마포구를 찾아 “배신을 하는 정치는 인정받기 어렵다”며 조 후보를 겨냥했으나, 텃밭을 내주는 성적표를 받았다. 조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을 통해 국회에 진입한 뒤 시대전환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동작갑에선 친명계 김병기 민주당 후보(50.49%)가 장진영 국민의힘 후보를 5.45%p 차로 꺾고 3선에 성공했다.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전병헌 새로운미래 후보는 4.48% 득표율을 올리는 데 그쳤다.
‘86 운동권’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마포을에선 정청래 민주당 후보(52.44%)가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를 13.67%p 차로 누르고 4선에 성공했다. 함 후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운동권 청산론’을 외치며 직접 전략공천한 후보이나 큰 표 차로 패배했다. 장혜영 녹색정의당 후보는 8.78% 득표율을 얻었다.
광진갑은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컷오프에 반발하며 탈당했다. 민주당은 공천 파동 속에서도 수성에 성공했다. 이정헌 민주당 후보(52.53%)가 김병민 국민의힘 후보(47.46%)를 꺾고 당선됐다. 광진을은 고민정 민주당 후보(50.35%)가 친오세훈계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48.74%)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고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오세훈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2.55%p 신승한 바 있다.
#민주당 ‘반도체벨트’ 대승
민주당은 전국 최대 의석(60석)을 가진 경기도에서 53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특히 ‘반도체벨트(경기 수원·평택·화성·용인·이천시)’ 17석 중 15석을 석권했다. 1월 31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경기도 정치 1번지’ 수원을 찾아 철도 지하화와 구도심 개발을 공약하며 일찌감치 바람몰이에 나섰다. 4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은 약 1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성적표는 처참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경기도 정치 1번지’ 수원 5석을 모두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김승원(수원시갑) 백혜련(수원시을) 김영진(수원시병) 김준혁(수원시정) 염태영(수원시무) 민주당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국민의힘이 탈환을 위해 김현준 전 국세청장(수원시갑) 방문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수원시병) 이수정 경기대 교수(수원시정) 등을 차출해 승부수를 띄웠으나 모두 낙선했다.
민주당은 평택시 3석도 석권했다. 평택시갑에선 홍기원 민주당 후보(57.41%)가 한무경 국민의힘 후보를 14.83%p 득표율 차이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평택시을에선 이병진 민주당 후보(54.23%)가 정우성 국민의힘 후보(45.76%)를 꺾고 당선됐다. 평택시병에선 김현정 민주당 후보(52.76%)가 현역인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43.48%)를 꺾고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화성시에서도 의석수를 따내지 못했다. 송옥주(화성시갑) 권칠승(화성시병) 민주당 후보는 각각 홍형선, 최영근 국민의힘 후보를 두 자릿수 득표율 차이로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화성시을에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42.41%)가 공영운 민주당 후보(39.73%)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17.85%)를 누르고 국회의 입성하게 됐다. 현역 의원 3파전이 펼쳐진 화성시정에선 전용기 민주당 후보(55.72%)가 유경준 국민의힘 후보(34.09%) 이원욱 개혁신당 후보(9.22%)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용인시 4석도 모두 차지했다. 보수 텃밭인 용인시갑에선 이상식 민주당 후보(50.22%)가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를 6.39%p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용인시병에서는 부승찬 민주당 후보(50.26%)가 윤 대통령 서울대 법대 후배이며 연수원 동기인 고석 국민의힘 후보(49.73%)를 꺾고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손명수(용인시을) 이언주(용인시정) 민주당 후보는 각각 이상철, 강철호 국민의힘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보수 텃밭인 이천시에선 송석준 국민의힘 후보(51.33%)가 엄태준 민주당 후보(48.66%)를 꺾고 3선에 성공했다.
#국민의힘 ‘낙동강벨트’ 선전
국민의힘은 전통적 텃밭 부산·울산·경남(부울경·PK)에서 40석 중 34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잊히고 싶다’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함께 PK에서 총력전을 펼쳤지만 보수의 아성을 무너트리진 못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PK 위기론’ 진화에 집중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강서구에서 사전투표를 하면서 보수층 결집을 이끌어낸 결과라는 분석이다.
앞서 부산일보·부산MBC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3월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낙동강벨트 10곳 중 7곳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이 벌어진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3곳을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낙동강벨트’ 9개 지역구 중 양산을, 김해시 갑‧을, 부산 북구·강서구갑, 사하구갑 등 5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부산의 ‘낙동강벨트’ 전선에서 패배했다. 북구갑에서 전재수 민주당 후보(52.31%)만이 5선 중진의 서병수 국민의힘 후보(46.67%)를 상대로 승리했다. 남구에선 박수영 국민의힘 후보와 박재호 민주당 후보가 이례적으로 현역 대결을 펼쳤는데, 박수영 후보(54.40%)가 박재호 후보를 8.81%p로 누르고 당선됐다. 사하구갑에선 이성권 국민의힘 후보(50.39)가 현역인 최인호 민주당 후보(49.60%)를 꺾고 당선됐다. 조경태(사하구을) 김도읍(강서구) 박성훈(북구을)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이재성 변성완 정명희 민주당 후보를 따돌리며 당선됐다.
경남 ‘낙동강벨트’에선 민주당 현역 의원 3명 중 2명이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김해시갑에서 민홍철 민주당 후보(52.47%)가 박성호 국민의힘 후보를 4.95%p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김해시을에선 김정호 민주당 후보(56.19%)가 조해진 국민의힘 후보(43.80)를 꺾고 3선에 성공했다. 3선 중진인 조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낙동강벨트 탈환을 위해 전진배치한 인물이다.
양산시을은 전직 경남도지사 간 맞대결로 가장 관심을 모은 지역구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김두관 민주당 후보 50.6%,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 49.4%로 경합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개표 결과 51.05%를 얻은 김태호 후보가 현역인 김두관 후보를 꺾고 4선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진보정치 1번지’에서 진보 단일화 없이 당선증을 거머쥐는 성과를 얻었다. 창원시 성산구에서 허성무 민주당 후보(46.38%)는 현역 강기윤 국민의힘 후보와 초접전 끝에 0.68%p 차로 꺾으며 당선됐다. 여영국 녹색정의당 후보는 7.91% 득표율을 올렸다. 울산 동구에선 김태선 민주당 후보(45.88%)가 현역 권명호 국민의힘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혈투를 벌인 끝에 0.68%p 차로 승리했다. 이장우 노동당 후보는 7465표(8.90%)를 얻었다.
#민주당, ‘금강벨트’ 대전 싹쓸이
금강벨트는 총선 전날까지도 판세를 점치기 어려웠던 곳이다. 민주당은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 바로미터로 불리는 ‘금강벨트’에서 선전하며 이번 총선 전국 승리를 이끌었다.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 28석 중 민주당 21석, 국민의힘 6석, 새로운미래 1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선 20석을 차지한 바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대전 7석을 싹쓸이했다. 장철민(대전 동구) 박용갑(중구) 장종태(서구갑) 박범계(서구을) 조승래(유성구갑) 황정아(유성구을) 박정현(대덕구) 민주당 후보가 대전에서 모두 당선됐다. 특히 민주당을 탈당한 뒤 정당을 옮긴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유성구을) 박영순 새로운미래 의원(대덕구)은 현역임에도 큰 표 차이로 패배했다.
민주당은 세종 2석 중 1석을 얻었다. 민주당이 공천을 취소한 세종갑에선 김종민 새로운미래 후보가 당선됐다. 세종을에선 강준현 민주당 후보(56.19%)가 이준배 국민의힘 후보(37.54%)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충남에선 민주당 8석, 국민의힘 3석을 차지했다. 어기구(당진시) 복기왕(아산시갑) 강훈식(아산시을) 문진석(천안시갑) 이재관(천안시을) 이정문(천안시병) 박수현(공주시부여군청양군) 황명선(논산시계룡시금산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국민의힘에선 성일종(서산시태안군) 강승규(홍성군예산군) 장동혁(보령시서천군) 후보가 당선됐다.
충북에선 민주당 5석, 국민의힘 3석 당선자를 배출했다. 임호선(증평군진천군음성군) 이강일(청주시상당구) 이광희(청주시서원구) 이연희(청주시흥덕구) 송재봉(청주시청원구)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국민의힘에선 이종배(충주시) 엄태영(제천시단양군) 박덕흠(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 후보가 수성에 성공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