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가수사본부 지시로 재수사…앞서 4차례 수사가 미진했던 것 아냐”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서울대 동문 12명 등 수십 명의 사진으로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30대 남성 박 아무개 씨와 강 아무개 씨를 지난달 11일과 이달 16일 각각 구속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박 씨 등이 만든 음란물을 텔레그램에서 공유받아 재유포하고 지인들을 상대로 허위 영상물 등을 제작·유포한 남성 3명도 이달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2021년 7월부터 경찰에 검거된 올해 4월 초까지 대학 동문을 비롯한 여성 48명의 졸업 사진이나 SNS 사진을 나체 사진 등에 합성한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허위 영상물 편집·반포 등)를 받고 있다.
박 씨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유포한 혐의(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유포·소지 등)도 받는다.
박 씨는 강 씨로부터 합성 음란물과 함께 피해자 신상정보를 받아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하고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의 연락을 직·간접적으로 받아 피해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 일부는 각각 서울 서대문·강남·관악경찰서와 세종경찰서에 개별적으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며 수사 중지·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관련 사건들에 대해 재수사 지시를 내렸고 서울청 사이버수사대가 다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서 4차례 수사에서 익명성이 높은 텔레그램 특성으로 인해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면서도 “국수본에서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인식해 재수사를 지시했으며 기존 수사가 미진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 씨 등이 제작·유포한 음란물을 재유포한 이들을 계속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