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민희진 분쟁 이후 두 번째 기자회견…“어도어 사장이 제1순위”
민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 보이밴드가 5년 혹은 7년 만에 낼 성과를 나는 2년 만에 냈다"며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이브와 타협점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펀치를 한 대씩 주고받았으니 이제 됐다고 생각하고 삐지지 말자"고 했다.
민 대표는 "경업금지 독소조항만 없어지면 제가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은 포기하면 된다"며 "주주 간 계약이 어떻게 수정되든 상관없다. 빨리 만나는 게 모두를 위해 좋을 것"이라고도 했다.
법원은 30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민 대표는 해임 위기에서 벗어났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봤다.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모회사(하이브)에 의리를 지키려면 가끔 뉴진스·어도어를 배신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지만 저는 어도어 사장이라는 게 제1순위다. 그러라고 어도어가 독립법인으로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뉴진스와 저의 비전은 '그저 행복하게 살자'다"라며 "얘네(멤버들)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인도하느냐가 중요하다. 7년 아티스트 하면 지겨워서 시집가고 싶거나 유학 가고 싶을 수도 있다. 이후에는 원하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게 장기적으로 그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의 이번 기자회견은 하이브와 어도어 분쟁 이후 두 번째로, 지난달 25일 첫 번째 회견 이후 36일 만이다.
민 대표는 "누구를 위한 분쟁인지 모르겠고, 무얼 얻기 위한 분쟁인지도 모르겠다"며 "누구를 힐난하고 비방하고가 지겹다. 모든 사람이 신물이 나 있다"고 했다.
또 "대의적으로 어떤 것이 더 실익인지 생각해서 모두가 더 좋은 방향일지 (고민하자)"라며 "법적으로도 어도어에 대한 배임이 아니라고 한 상황에서 이런 부분이 더 건설적으로 논의돼야 한다. 모두를 위해서 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양보연 기자 by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