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적 네트워크+경기도 자원 총동원,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
‘돈 버는 도지사’를 자처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내세운 임기 내 ‘투자유치 100조+’ 목표 달성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민선8기가 시작된 2022년 7월부터 올해 5월 31일을 기준으로 약 69조 2천억 원을 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2년 만에 목표 투자액(100조 원)의 약 70%를 달성한 셈이다.
민선 8기 경기도는 민간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존 외자 유치 중심에서 국내외 기업은 물론 정책펀드, 테크노밸리 조성 등 전방위 투자유치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도는 먼저 반도체, 바이오, AI, 모빌리티 등 맞춤형 산업육성을 위한 미래성장산업국 신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G-인베스트추진단 설치 등 구체적인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투자기업들과 소통에 나섰다.
이런 노력은 세계 1위부터 4위까지의 반도체장비기업의 미래기술연구소 유치, 해외에 전량 의존하던 반도체용 희귀가스의 국내 첫 제조, 반도체장비의 세계 최초 재제조시설 설립, 친환경 미래차 플랫폼 제조시설 유치 등의 결과로 이어졌다.
김동연 지사 역시 국내외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적극적으로 경기도의 높은 투자가치를 설명하며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했다. 김 지사는 지난 5월 미국·캐나다 방문 기간 A사의 추가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화상회의까지 열면서 투자를 독려했다. 미국 현지에 있는 김 지사와 미국 본사, 상하이에 있는 아시아 총괄 대표, 한국 대표가 참여하는 두 번에 걸친 화상회의 결과 A사는 10억 달러라는 대규모 투자 의향을 밝혔다.
경기 RE100 같은 민선 8기 경기도의 강력한 기후변화 정책에 공감하며 호주 인마크글로벌(INMARK Global)사가 5조 3천억 원 규모의 투자 의향을 밝힌 사례도 있다. 인마크사의 투자의향 규모는 역대 경기도 단일 해외 출장 투자유치 중 최대 규모다. 민선8기 전반기 경기도의 투자유치 현황을 정리했다.
■ 국내외 글로벌기업 16조 원 투자유치
민선8기 경기도는 국내외 글로벌기업으로부터 16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통제조업부터, 반도체, 배터리 등 신성장산업까지 다양한 글로벌기업들이 경기도를 미래 투자처로 선택하고 기술협력부터 제조시설 준공, 산업단지 조성을 경기도에 약속했다.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기업은 비메모리 전력반도체 분야 세계 2위인 미국의 온세미이다. 온세미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취임 직후 투자 협약을 맺었고, 지난해 10월 필수시설인 위험물 저장소 등의 규제를 부천시와 적극적으로 해결하면서 첨단연구소와 제조시설을 조기에 준공했다. 온세미는 2025년까지 총 1조 4천억 원을 투자해 당초 계획보다 많은 지역 내 1천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특히, 3천500억 원의 국내 중소기업의 새로운 매출과 1천억 원 이상의 기술협력 등 국내기업과의 모범적인 상생모델도 제시했다.
지난해 1월에는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생산업체인 린데(Linde·미국)의 평택 생산공장에 1천500억 원 규모의 증액 투자를 유치했고, 3개월 뒤 미국 본사에서 김지사는 산지브 람바(Sanjiv Lamba) 린데그룹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경기도에 대형 수소차량용 충전시설 설치와 반도체 공정용 가스 양산 확대를 위해 5천억 원 추가 투자를 약속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이차전지 신소재기업 ㈜그리너지와 1천억 원 규모 K-배터리 설비 협약을 체결해 규제중첩지역인 여주에 미래 신산업 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친환경 물류 클러스터도 조성되는데, 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4월 미국을 방문해 ESR켄달스퀘어와 투자 상담으로 7년간 3조 원을 투입해 100만㎡ 규모의 친환경 복합물류센터를 조성하기로 하고, 현재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부터 세계적 첨단 반도체 공정장비 제조기업인 에이에스엠(ASM)이 화성 동탄에 1천350억 원을 투자해 새로운 연구시설과 제조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기업인 독일 비테스코 테크놀로지스(Vitesco Technologies)는 지난해 11월 이천 전기차 탑재 전동화부품 제조시설을 준공했으며 2026년까지 1천2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호주 친환경기업 전문투자사인 인마크 글로벌 등은 1조원에 달하는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향후 5년에 걸쳐 1조원을 투자하고, 앞으로 IT와 에너지 전환 분야 등에 4조 3천억원을 추가 투자 하겠다는 의향을 빍혔다.
이 밖에도 경기도의 유일한 경제자유구역인 경기경제자유구역에는 미국 에어프로덕츠, 일본 도쿄오카공업(TOK), 현대모비스 등의 수소·반도체·모빌리티 등 핵심전략산업 분야의 앵커 기업을 비롯해 총 14개 기업 1조 1천410억 원을 유치해 혁신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 산업단지ㆍ테크노밸리ㆍ공공주택지구ㆍ산업지구 조성과 기업유치 18조 1천억 원
테크노밸리와 공공주택지구 등을 통한 투자유치도 꾸준히 이어졌다. 경기도는 산업단지ㆍ테크노밸리ㆍ공공주택지구ㆍ산업지구 조성에 따른 기업유치 효과가 총 18조 1천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판교제2테크노밸리 등 14개 시군, 36개 산업단지 2,425천㎡ 용지 분양으로 9조 6천528억 원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부천대장공공주택지구 내 도시첨단산업단지에 SK그룹이 2027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해 약 13만 7천㎡ 규모의 차세대 배터리·반도체 소재, 탄소저감 등 친환경 기술개발 분야 연구개발(R&D)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 첨단산업 분야 34조 4천억 원 투자유치
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도정연설에서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고, 미래산업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민선8기 전반기 기간 반도체와 미래차, RE100 등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해 투자유치 역량을 집중해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등에 약 34조 4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경기도는 평택 고덕, 용인 원삼·남사 등지를 연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으며 민선8기 전반기 중에 약 26조의 투자가 이뤄졌다. 평택 고덕 산단에는 삼성전자가 총 6개의 팹(FAB, 반도체가 있는 메인설비)을 준공할 계획으로 현재는 제4기 팹을 조성 중이다. 용인 원삼에는 SK하이닉스가 부지조성, 전력․용수 공급 등 인프라 조성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용인 남사에서는 산단계획 승인을 위한 인·허가가 진행되고 있다.
벤처스타트업 부문에서는 벤처투자조합‧창업투자회사 등 벤처투자액 1조 7천850억 원을 포함하여 ㈜KT 등 판교 제2테크노밸리 입주기업의 사업비 9천540억 원 등 총 2조 7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그 외 화성 기아 미래차 신공장, 화성 양감 수소복합 에너지 센터 등 모빌리티 분야 국내 투자를 유치했다.
경기도는 삼성, SK, 기아차 등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유치를 끌어내 도내 반도체·미래차 등 첨단산업 혁신생태계 기반을 만들 계획이다.
■ 벤처창업‧국가 R&D 7천억 원 투자유치
도내 중소·벤처기업의 투자 기회를 넓히기 위해 조성한 ‘G-펀드’는 2024년 5월 31일 기준 5천468억 원이 조성됐다. 현재 11개 펀드가 조성돼 있으며 2026년까지 1조 규모 조성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사회적경제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경기임팩트 펀드’도 278억 원 규모로 조성해 운용중이다. 여기에 국가 공모 R&D 사업에서 총 174.6억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민선8기 기회수도 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쳐 전반기 동안 69조 2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며 “투자유치 100조+ 목표 달성을 위해 잠재적 투자기업에 조기 투자를 유도하고, 시군과 협력해 지역별 특화 전략에 따른 산업별 선도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