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경 훼손·천문학적 비용 등 사업 타당성 놓고 ‘갑론을박’
민주통합당이 대선공약으로 발표한 전남 목포-제주 간 해저터널 건설 공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민주당은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낙후된 호남권의 지역발전을 촉진하고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육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차기 정부에서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 현지에서는 해저터널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저터널 개통으로 인해 자연 환경과 섬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천문학적인 비용도 사업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해저터널 건설을 위해선 10조 원이 넘는 금액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엄상근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최근 발간한 ‘호남-제주 해저고속철도의 신중한 검토 이유'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해저터널은 제주가 가진 국제적인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고 이는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제주를 방문하는 중화권, 일본, 동남아외국인 관광객은 주로 항공기 직항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해저터널이 관광객 유치엔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누리꾼들 역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 정부의 4대강 건설을 강하게 비난하던 민주통합당이 대규모 토목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쓴소리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청정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며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했던 것과도 이율배반적이라는 견해도 확산되고 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