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를 위한 양평 우리 밀?…긴축재정에 맞는 건지 의문
제2회 양평 밀 축제가 지난 6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 간 지평역 일대와 청운면 양평밀 경관단지에서 열렸다. 양평군은 이번 축제에 4만300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본지가 양평군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와 양평군의회 행감 자료를 보면 2024년 제2회 밀축제 행사비용으로 잡은 예산만 2억9000만 원이다. 당초 예산은 1억8000만 원이었으나 축제장 확장을 이유로 농업기술센터 자체 예산 1억1000만 원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제1회 밀축제 예산은 7000만 원이었다.
오혜자 의원(국민의힘, 후반기 부의장)은 3일 동안 치러진 제2회 밀축제 참가인원이 4만3000명이라는 양평군 주장에 대하여 “개군 산수유축제는 1억 2500만 원 들어갔지만 9만 명이, 단월 고로쇠축제는 1억 2500만 원에 하루에 7만 명 인원이 왔었다”면서 “20년 넘게 해 오던 축제도 삭감을 하는데 작년에 7000만 원 들인 우리 밀 축제를 올해 2억 9000만 원을 들여서 확대하는 게 양평군 기조에도 맞는 건지, 긴축재정에 맞는 건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 의원은 “밀 산업이 제2의 토종 산업이 되지 않을까라는 굉장한 우려를 갖고 계신 분도 있다. 이렇게 흥청망청 축제에 돈을 쏟아부어야 되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정말 주민들한테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는 그런 사업으로 발전을 시켜야 된다. 축제가 주가 되면 안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영보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밀축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 의원은 “청운에 첫날 가보니까 우리 공직자분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리고 관내 기관단체장님들 뿐이었다”면서 “둘째 날 역시 청운에는 별로 없었고 주점이 되어버린 행사장으로 제가 봤을 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지평의 경우에도 첫날에는 북적북적했지만 관내 주민들을 위한 행사인지 아니면 관외 외부 손님들을 위한 행사인지 구분이 안됐다”면서 “밀이라는 게 관심도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긴축재정으로 여러 가지 축제가 다 취소가 됐지만 유독 밀축제만 집행해서 치러진 것에 대해서 관변단체장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 밀축제 행사 비용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관외 업체 몰아주기 ‘논란’
또한 제2회 밀축제 행사가 대부분 관내 업체가 아닌 외부업체에 수의계약으로 위탁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나 특혜시비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양평군 계약입찰정보의 축제 관련 계약 현황을 살펴보면 관외 업체와 1인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건이 총 8건 2억3252만 원에 달했다.
관외 업체 1인 수의계약 세부 지출내역을 보면 개막식 및 홍보전시 기획 및 연출 용역 18,998,000 원(충북 청주시), 우리밀축제 다회용기 보급사업 17,597,800 원(경기도 시흥시), 무대시스템 설치공사 20,357,000 원(서울 광진구), 청운면 기획 및 운영 대행 용역 49,491,000 원(경기 의정부시), 그늘막 설치 공사 10,944,000 원(대전광역시 유성구), 프로그램 총괄 운영 용역 계약 49,491,000 원(서울시 서초구), 홍보 및 디자인 용역 49,491,000 원(서울시 강남구), 우리밀 요리 경연대회 용역 16,150,000 원(서울시 금천구) 등이다.
행사 담당부서는 “비교견적에 따라 선정했으며, 개막식 및 무대시스템은 6/6(공휴일) 진행 가능한 관내 업체가 없었다”면서 “또 그늘막의 경우 시공 가능한 관내 업체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관내에서 공급하는 업체가 없어 부득이 관외 업체를 선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내 업체 위주로 수의계약을 추진하여 관내업체 보호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어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관광과는 지난해에는 산나물축제 행사 대행 용역으로 공모를 통해 관외 업체를 선정했지만 금년에는 지역 업체 위주로 행사 용역사를 선정해 밀축제와 대조되는 행정을 펼쳐 지역 업체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처럼 밀축제 행사를 진행하면서 지역 업체를 배제한 것에 대해 불만과 함께 경쟁계약을 하지 않고 1인 수의계약으로 관외 업체를 선정한 것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