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내과·호흡기내과·소아과 협진시스템 구축 ‘치료효과 극대화’
-2021년 팬데믹 때 설치한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 6개 재활용
[일요신문] 지역종합병원으로서는 드물게 부산의 온종합병원이 감염병센터를 개설했다. 감염내과 전문의를 비롯해 호흡기내과,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감염병센터는 포스트코로나를 맞아 최근 크게 유행하고 있는 백일해, 홍역 등 감염병 진료에 초기부터 적극 대응하게 된다.
2020∼2023년 4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 손 씻기,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호흡기 감염병이 크게 줄어들었다가,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5월 이후 다시 호흡기 감염병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2023년 질병관리청이 실시한 ‘1차 감염병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3급 법정감염병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코로나 19 이후에 절반가량 감소했다.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발병의 우려가 큰 1종 감염병의 경우 2018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1건, 보톨리눔독소증이 2019년과 2020년 각 1건씩 발생한 것 외에는 신고사례가 없었다. 2종 감염병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을 기점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23년 5월 코로나19가 4급 법정 감염병이 되고 위기단계가 ‘관심’으로 하향되면서 백일해, 성홍열 등 호흡기 관련 감염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에 소홀히 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7월 6일 기준으로 올해 백일해 환자가 6,986명으로 전국적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백일해는 지난 4월부터 환자가 증가하면서, 6월 들어 가파르게 상승세를 탔고, 지금은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호흡기감염병인 홍역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WHO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전 세계에서 32만이 넘는 홍역이 발생해 전년도인 2022년 17만여 건보다 88%나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입원환자 수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2월 1주에 정점에 도달한 후 감소했으나, 6월 4주부터 증가하는 추세로, 최근 4주 동안 주간 입원환자수가 3.5배 늘었다. 질병관리청은 0∼6세인 영유아 층에서 수족구병이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발생함에 따라, 영유아가 있는 가정 및 관련 시설의 소독 등 수족구병 예방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이처럼 포스트코로나를 맞아 각종 감염병들이 다시 유행하면서, 온종합병원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국가지정음압치료병상을 적극 활용해 ‘감염병센터’를 개설·운영하기로 했다. 온종합병원은 지난 2020년 질병관리청에서 공모한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 확충사업에 선정됐고, 병원 11층에 음압병상 6개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은 국가 공중보건 위기 때 신종 감염병 환자 등을 입원 치료할 때 환자 및 의료진의 감염예방과 병원성 미생물의 확산 차단을 위해 별도로 구획된 공간 내 특수 시설·설비가 설치된 구역을 가진 감염병 관리시설이다. 온종합병원은 국가지정음압병상 외에도 중환자실, 인공투석실, 응급실 등에 격리 음압실을 갖춰놓고 중증 및 응급 감염병환자 진료에 대비하고 있다.
온종합병원 감염병센터는 감염내과 이진영교수(전 고신대복음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중심으로 호흡기내과 김재훈 교수(전 고신대복음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소아청소년과 오무영 교수(전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주임교수)로 의료진을 꾸렸다.
고신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출신인 이진영 교수는 고신대복음병원에서 감염관리실장을 맡아 코로나 19 팬데믹 때 같은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훈 교수와 팀을 이뤄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이 교수는 대한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정회원이기도 하다.
온종합병원 호흡기센터장인 김제훈 교수(전 고신대병원 호흡기·폐암센터 교수)는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임상 기반 아이디어를 R&D에 접목해 의료기술을 개발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 연구사업’에도 참여해온 30대 후반의 젊은 학구파 의사다. 대한폐암학회 정회원,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평생회원, 대한중환자의학회 평생회원인 김 센터장은 폐결절, 폐렴, 폐결핵,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기침, 천식 등을 전문적으로 진료한다.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재직시절부터 호흡기·알레르기 전문이던 소아청소년과 오무영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이던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온종합병원에서 ‘코로나 전사’로 맹활약했다. 일흔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레벨D의 방호복을 온몸에 두르고 국가지정 코로나음압치료병상을 드나들며 혼자서 환자 열대여섯 명을 돌보기도 했다.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감염병 관리는 환자 진료 못지않게 지역사회 등으로 빠른 전파를 막는 방역기능이 강한 공공의료에 해당하는 영역”이라면서 “소속된 의료진들이 모두 대학병원에서 중증의 감염병 환자들을 진료한 경험 많은 의사들이어서 앞으로 부산의 감염병 방역에 대한 ‘감염병센터’의 역할이 크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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