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지난해 6월, 600억 원 규모의 대출 부실로 파산한 '옛 평내 새마을금고' 사건의 재판이 8 29일 열렸다.
이 사건은 남양주시 평내동에 소재한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건으로 금고 직원이 수년간 내부 결산 자료 조작과 가짜 대출 실행등을 통해 수백억 원을 횡령한 사건이다. 22년 5월 서울에서 발생한 새마을금고 횡령 사건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전수조사가 시행되면서, 평내새마을금고에서도 현금 부족이 드러났고, 금고 직원이 자수하면서 횡령의 전모가 드러났다. 가담자들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됐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안복렬) 심리로 301호 법정에서 열린 이날 재판에서는 보석중인 평내 새마을금고 대부계 팀장 A씨가 출석한 가운데, 기성고 대출 과정에서 토지주로 명시된 C씨와 D씨에 대한 증인 심문이 있었다.
이날 증인 신문은 토지 취득 과정과 기성고 대출에 대한 연루 여부, 그리고 수수료 편취 혐의 등 법적 쟁점에 중점을 두었다. 기성고 대출은 공사의 진척도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분할하여 제공하는 건설 금융 상품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대출이 실행됐는지에 대한 신문이 이뤄졌다.
증인 C씨는 새마을금고의 A씨와 B씨가 당시 남편(현재는 이혼)과의 친분을 이용해 본인에게 토지 명의를 변경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후 진행된 기성고 대출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으며, 토지를 자신의 명의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평내 새마을금고에서 대출 서류를 작성했지만, 작성된 서류와 도장·통장은 모두 A씨와 B씨가 가져가서 관리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자신도 모르는 기성고 대출이 실했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서, 새마을금고를 찾아 사실관계를 따졌으나, A씨와 B씨가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해 주었기 때문에, 사건이 이렇게까지 커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판사의 "합의서에 날인된 이사장 인장은 누가 찍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현장 상황상 누가 찍었는지 확인할 수 없었으며, A씨와 B씨가 도장이 찍힌 합의서를 전달해 주었다"고 답변하면서 "당시 새마을금고 직원들 모두가 이 상황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가 "토지에 실제로 건물이 지어졌는가?"라고 묻자, 증인 C씨는 "기성고 대출이 진행된 후에야 한 번 현장을 방문했으며, 바닥공사와 1층에서 2층까지 지어진 상태에서 공사가 멈춰 있었다"고 답했다.
증인 B씨는 마지막 발언에서 "이 사건으로 인해 남편과 이혼했고, 경제적으로도 무너졌다. 나의 잘못은 새마을금고를 믿고, 새마을금고 대출 담당자인 A씨와 B씨를 믿은 것뿐이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어진 증인 D씨의 신문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증언이 나왔다.
증인 D씨는 OO건축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던 당시, B씨의 요청으로 가평군 소재 토지를 자신의 명의로 변경했다고 진술했다. B씨가 "공정률에 따라 기성고 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할 수 있으니, 대출 서류에 서명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증인 D씨는 B씨와는 새마을금고 인테리어 작업을 통해 친분이 형성되었다고 증언했다.
토지구입 자금의 출처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B씨가 통장으로 자금을 보냈다고 답했으며, 기성고 대출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모든 관리는 B씨가 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건축공정확인서의 존재와 대출금 사용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증인 D씨는 "통장과 도장은 모두 B씨가 가지고 있었으며, 기성고 대출에 필요한 세금계산서, 사업자등록증 등의 서류들도 B씨가 직접 새마을 금고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본인이 근무했던 OO건설 직원 5명도 같은 수법에 당해 이 사건에 연류돼 있다"고 말했다.
증인 D씨는 "B씨에게 속아 토지 명의를 내 이름으로 변경한 결과, 23억 원이라는 막대한 부채가 남았다. 한 푼도 써본 적 없는 이 돈을 내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고 말하며 증인신문을 마쳤다.
차후 재판은 10월에 열리며, 또 다른 증인에 대한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재판은 평내새마을금고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역 금융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사 사건에 경종을 울리는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김영식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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