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경쟁 저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권 제한”‘…카카오모빌리티 “행정소송 통해 성실히 소명할 것”
지난 2일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사업을 시작하면서 4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우티·타다·반반·마카롱택시)에게 영업상 비밀을 실시간 제공하도록 하는 제휴계약 체결을 요구했으며, 카카오T블루 기사들이 이에 불응하면 카카오T 앱 일반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차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플랫폼을 통한 택시 호출 서비스는 크게 일반호출과 가맹호출로 구분된다. 일반호출은 가맹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중형택시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서비스이며, 가맹호출은 가맹택시 사업자가 자신에게 소속된 가맹기사에게만 전속적으로 제공하는 호출 서비스다.
2015년 3월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호출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카카오T 가맹기사 등 유료기사 확대를 통해 택시 공급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든 택시 호출이 카카오T 플랫폼을 통해서만 운영'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2019년 3월 자회사 등을 통해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사업을 개시했다.
이후 2019년 말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 가맹기사 모집을 확대하고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를 가맹택시 서비스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카카오T 앱에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 소속 기사에게는 일반호출을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공정위는 특히 카카오모빌리티가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 소속 기사만을 차별하여 카카오T 일반호출을 차단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높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2021년 5월까지 이같은 행위를 실행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행위 결과,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점유율 96%(2022년 기준)의 일반호출 시장뿐만 아니라 가맹택시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이 51%(2020년 기준)에서 79%(2022년 기준)로 크게 증가했고,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보유하게 됐다.
공정위는 "현재 가맹택시 사업자의 대부분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사업자 간 가격과 품질에 의한 공정한 경쟁이 저해되고, 택시가맹 서비스에 대한 택시기사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이 제한됐다"며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724억 원(잠정)을 부과하고 카카오모빌리티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시장지배력을 부당하게 이용하여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 시 엄중히 법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제재 관련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용자 편의 증대를 위한 '콜 중복 최소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휴 계약 당사자가 서로 필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당사와 타 가맹본부들은 한 편의 일방적 정보 취득이 아닌, 상호 간 데이터 제공을 전제로 제휴 계약을 체결하여 협업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심사 결과에서 언급된 제공 데이터는 출도착좌표, 이동 경로, 실시간 GPS 등 기본 내비게이션 사용 시 얻게 되는 정보와 동일하며, 추가적인 정보는 콜 중복 최소화를 위해 어느 가맹 본부에 소속된 택시인지 식별하는 데이터가 유일하다"면서 "제휴 계약 체결 이후 타 가맹 본부로부터 추가 수취한 정보들은 당사의 어떠한 사업에도 활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정부가 플랫폼 공정경쟁을 위해 추진 중인 다양한 노력에 지속 협조하는 한편, 행정소송을 통해 법 위반 행위가 없었음을 법원에서 성실히 소명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