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차단 모자 착용, 컨디셔너 사용도 도움…스트레스 피하고, 채식주의자는 철분 보충해야
물론 흰머리가 자란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할리우드 스타들 가운데 염색을 하지 않고 당당하게 흰머리를 드러내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셀마 헤이엑(58), 조지 클루니(63), 헬렌 미렌(79), 앤디 맥도웰(66) 등이 그런 경우다.
그럼에도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흰머리를 숨기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영국의 경우에는 흰머리를 가리기 위해 염색약과 컬러링 제품에 지출하는 돈이 매년 2억 8000만 파운드(약 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사람들이 흰머리를 숨기는 이유는 무엇보다 미용적인 효과 때문이다. 흰머리일 경우 더 나이가 들어보이기 때문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흰머리는 남성의 외모를 최소 3년, 여성의 경우에는 평균 6년 정도 더 나이 들어 보이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머리가 하얗게 새어 있을 경우 덜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안타까운 점은 20~30대의 젊은 나이에 이미 머리가 새기 시작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가족력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몇 가지 간단한 방법을 실천하면 흰머리로 변하는 속도를 단 몇 년이라도 늦출 수 있다.
#햇빛을 차단한다
과도한 햇빛 노출은 피부에만 해로운 게 아니다. 머리카락의 색소도 상실되기 때문에 두피에도 해롭다. 이유는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흡연할 때와 동일하게 산화 스트레스가 유발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두피의 멜라닌 생성 세포가 손상되고 흰머리로 변하는 과정이 가속화된다.
또한 한 연구에 따르면 자외선은 머리카락을 튼튼하게 하고 보호하는 단백질인 케라틴을 강화하고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된다. 따라서 건설 노동자나 농부 등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반드시 모자를 착용해야 한다.
자외선으로 인한 모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컨디셔너를 사용하는 방법도 좋다. 특히 항산화 성분이 있는 컨디셔너는 머리카락에 코팅을 입혀 햇빛으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유해한 활성 산소 분자를 중화해서 머리카락과 두피에 침투하지 않도록 차단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면 흰머리가 생기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는 담배의 독소가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산화 스트레스는 몸 속 활성산소가 멜라닌을 생성하는 건강한 두피 세포를 공격해서 파괴하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다시 말해 담배의 독소가 두피 세포를 파괴해서 멜라닌이 생성되지 않아 흰머리가 되는 것이다.
전자담배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일반 담배보다 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4년 ‘분자 및 세포 생화학 저널’에 발표된 폴란드 실레시아 의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담배, 전자담배, 심지어 니코틴 껌과 패치 등을 통해 니코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두피에서 멜라닌 생성이 약 1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좋은 곳에서 생활한다
대기 오염은 담배 연기와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머리카락 색을 손상시킨다. 디젤 배기가스와 같은 독소가 혈류로 흡수되면 산화 스트레스가 유발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두피의 건강한 세포가 손상되고, 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멜라닌 생성 능력이 저하된다.
때문에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시골에 거주하는 사람들보다 흰머리 발생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 밀집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적어도 이틀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머리를 감는 습관이 중요하다. 모발에 침투해 두피의 멜라닌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는 오염 입자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또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컨디셔너를 사용하면 노화 과정을 가속화할 수 있는 독성 침착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채식 위주의 식단에 부족한 필수 비타민을 보충한다
채식주의 식단은 물론 건강에 좋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노화 과정에서 모발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채식을 고집할 경우 머리가 하얗게 변해가는 과정이 약 5년 정도 앞당겨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영양소는 비타민 B12다. 채식 위주로 섭취할 경우 육류, 달걀, 유제품에 풍부한 비타민 B12가 부족해질 수 있다. 비타민 B12는 또한 과일, 채소, 곡물에도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다. 흰머리를 예방하는 데 비타민 B12가 중요한 이유는 멜라닌 세포를 포함한 세포 재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B12 섭취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경우 가장 좋은 식품은 간과 붉은 고기다. 그럼에도 육류 섭취가 꺼려진다면 매일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하루 비타민 B12의 양은 약 1.5mg이다. 철분 보충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철분이 부족하면 멜라닌 수치가 감소해 흰머리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두피 마사지로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
꾸준한 두피 마사지가 동안의 비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실제 많다. 명확한 증거는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합리적인 구석은 있다. 두피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면 모낭과 멜라닌 생성 세포의 혈류가 자극되어 모발 성장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또한 잠재적으로는 머리가 새지 않고 원래의 색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빨리 새는 이유는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카락 색상을 조절하는 두피 세포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나쁜 하루를 보냈다고 해서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경제적 문제, 가정 내 문제 등은 흰머리가 자라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코르티솔과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특정 호르몬과 연관이 있다. 우리 몸은 위협을 받거나 압박을 느낄 때 이 호르몬이 분비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이 야생에서 생존하는 데 꼭 필요했던 ‘투쟁-도피’ 반응의 일환이다.
이런 반응이 사라지지 않고 며칠, 몇 주일, 심지어 몇 달 동안 지속될 경우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돼 결국 머리카락을 포함해 우리 몸 전반에 걸쳐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게다가 생존 모드에서 뇌는 혈액과 영양분을 위급상황에서 꼭 필요한 근육과 같은 세포 조직에 우선 공급하게 된다. 이에 비해 머리카락의 색을 결정하는 멜라닌 세포와 같은 세포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는 단기간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멜라닌 세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결국 머리카락 색이 변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할까. 무엇보다 운동과 휴식을 통해 해소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마라톤을 뛰거나 요가를 하는 데 몇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다. 러닝, 정원 가꾸기, 베이킹, 책 읽기 등 일상적인 걱정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활동을 찾으면 된다.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라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감소해 두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갑자기 흰머리가 생겼다면? 갑상선 검사를 받아본다
흰머리가 자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서서히 진행되는 노화 과정의 일부이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머리가 새기 시작한다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좋다. 급격하게 흰머리가 생기는 원인 가운데 가장 흔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질환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다.
갑상선은 목에 있는 나비 모양의 분비샘으로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티록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티록신 수치가 낮아지면 피로, 체중 증가, 우울증, 관절통을 겪게 된다. 이 밖에도 또한 두피 세포의 멜라닌 생성 기능이 저하되어 머리가 희끗해진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