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국내 시공사 도급순위 2위에 해당하는 굴지의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최근 들어 잇달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부실시공을 비롯한 시공품질 문제와 사후 관리 소홀 등으로 아파트와 상가 등에서 입주자들의 불만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화성시 봉담 프라이드시티 힐스테이트 하자 문제
‘제보팀장’ 등에 따르면 먼저 현대건설이 지은 화성시 봉담 프라이드시티 힐스테이트 아파트에서 하자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7월말에 이뤄진 사전점검에서 지적된 해당 아파트의 하자는 △벽지마감 불량 △싱크대 누락 △옵션가전전부 누락△벽 균열 △지하주차장 누수 △벽 콘센트 누락 △수많은 옵션 누락 △벽 직각도 불량 △단차 발생 등 거의 전방위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중대 하자 문제도 지적됐다. 싱크대배관 위치가 잘못돼 식기세척기를 설치 못하는 가구를 비롯해 창호가 깨져서 문을 못 닫는 가구도 있었다. 유상옵션으로 보조주방을 설치한 상당수의 가구에 수전과 싱크대는 있는데 하수가 연결이 안 된 상태로 놓여 있었다.
입주 예정자들을 더욱 분노케 한 것은 현대건설 측의 태도였다. 입주 예정자 A 씨는 “하자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안됐으면 안됐다고 그냥 놔두면 될 것을 왜 ‘하자완료, 수리완료, 보수완료’라고 해놓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 “사진 찍어 다시 신청하면 된다는 말에 사진을 여러 장 찍어 보냈는데 정작 AS하시는 분들은 종이에 내용을 적어 와서 오히려 다시 물어 본다”며 “타 세대는 중대하자도 있어 AS센터와 전화해 여러 증거를 이미 수집한 세대도 있다. ‘하자-신청-똑같은 하자-재신청-미시공-다시 신청’처럼 같은 하자를 여러 번 신청하는 세대도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입주자 사전점검 시에 나타난 미흡한 내용에 대한 제보로 대부분 조치를 완료했다. 제보 내용 중 옵션 가전 관련 내용은 시행사 분”이라며 “입주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적극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평택 고덕 어반그로브 부실시공 논란
현대건설이 지은 평택시 고덕 EBC1 어반그로브몰에서는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상가건물 수분양자 B 씨는 “건물이 엉망인 상태로 사용승인이 났는데, 이를 이유로 쓸 수도 없는 건물에 잔금을 납부하라는 시행사 ‘유리치’의 겁박과 늑장공사로 일관하는 시공사 ‘현대건설’로 인해 저희 수분양자들은 하루하루 지옥 같은 참담함 속에 버티고 있다”고 제보했다.
B 씨는 “건물은 5월말 사용승인을 받았으나, 현장은 화장실 칸막이도 없고, 호실 한가운데 물 폭탄이 쏟아져 곰팡이 투성이에다 칸막이벽도 물에 잠겨 현재는 벽체 하부를 잘라서 말리고 있는 호실이 부지기수”라며 “지하주차장도 비가 오면 물바다가 된다”고 전했다.
안전문제도 함께 지적됐다. B 씨는 “전선이 그대로 방치돼있고 외벽인 벽돌타일 갈라져서 떨어지려고 한다. 천장 마감재인 철판이 바람에 떨어져 바닥에 나뒹군다.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전선이 도출돼 있고, 전기콘센트가 설치된 벽면으로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며 “누수로 인한 감전 등 안전사고가 걱정되는 상가를 누가 임차하겠으며, 어떤 고객이 이용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 상태에서도 시행사 유리치는 잔금납부를 종용하며 잔금을 내지 않으면 손해배상 청구, 채권추심을 하겠다며 협박을 일삼고 있다”며 “현장을 찾은 임차인도 발길을 돌리고 있으며, 심지어 임대차계약 체결한 임차인도 계약을 파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상가 수분양자들은 임차인을 맞추지 못하면 대출이자와 높은 관리비의 2중고를 견뎌야 하는데, 보통의 개인들은 몇 달을 버틸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 같은 제보에 대해 “6,7월 지속된 폭우로 해당 하자가 발생했다. 제보 시점 대부분 조치가 완료된 사안으로, 전수조사를 통해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며 조치를 완료했다”며 “입주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평촌트리지아 1단지, ‘이사 관리소홀’ 문제 불거져
현대건설이 준공한 평촌트리지아 1단지에서는 입주단계에서 ‘이사 관리소홀’ 문제가 불거졌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 C 씨는 당초 예정된 이삿날인 지난 8월 28일에 이사를 하지 못하고 3시간을 대기하다가 이사차량을 돌려야만 했다. 이로 인해 다음날 새벽에 이사하며 금전적인 손해까지 입었지만 현대건설 입주지원센터는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 씨는 “내가 입주한 107동은 32층에 총 160세대가 거주하는데 이삿짐 차량의 출입로는 단 하나밖에 없다. 8월 28일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이사엘리베이터를 예약했으나, 해당 현장에서 이삿짐 5톤 차량을 댈 수 있는 곳이 1곳 밖에 없어 다른 라인 가구의 이사가 끝나기까지 3시간가량을 대기해야만 했고, 3시쯤에도 다른 이삿짐 대기차량이 연달아 차량을 대면서 이사를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기하는 과정에서 현장 상황을 입주지원센터와 관리사무소에 3번씩이나 전달했지만, 입주지원센터는 관리사무소에게, 관리사무소는 입주지원센터에게 책임을 서로 전가하며 시간을 허비했다. 현대건설 입주지원센터에서는 ‘이사차량은 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관리사무소로 문의하라. 예약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다’라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C 씨는 “현대건설 측에서는 현장실사 결과 차량관리도 제대로 했고, 설계상 문제도 없다며 처음에 발뺌하고 거짓말을 했다. 현대건설 공무팀에서는 현대건설에선 107동만 보도가 1개 있는 것은 설계상 문제와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입주민에게 그 어떤 것도 보상할 것 없다고 했다. 심지어 현대건설 공무팀의 팀장과 매니저가 관리사무소의 이사차량 운영이 잘못됐다며 입주민 피해 보상 관리사무소에 떠밀었다”고 분개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전 이사 예약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운영했다. 이사 차량 간의 동선이 겹치면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
온라인 기사 ( 2024.11.15 1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