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동, 북한의 대남 확성기로 연일 고강도 소음(80dB) “못 살겠다...” 주민 울분에 金, 눈시울 붉히며 방음창, 진료버스, 임시숙소 긴급 지시
첫 번째 지시는 방음 새시를 대성동 51개 가구에 설치해 방음창, 방음문을 만들 것, 두 번째는 건강검진 차량과 마음안심버스(트라우마 검사 및 진료용) 2대를 바로 투입해 주민들 ‘마음의 병’과 난청 등을 치유할 것, 세 번째는 탄현 영어마을에 주민 쉼터와 임시 숙소(그래도 힘든 주민 대상)를 마련할 것이었다. 이는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방송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대성동 마을 주민들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해결 방안이다.
방음 새시와 관련해 김동연 지사는 배석한 도 간부들에게 “시간 끌지 말고, 당장 내일이라도 공사해서 최단기에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김 지사는 연신 “빨리빨리 하라”, “제일 빨리하는 방법으로”, “최대한 빨리” 등의 표현을 하면서 ‘속도’를 1차적으로 강조했다. 주민들의 고통 해결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지시였다.
이에 더해 김 지사는 오후석 행정2부지사에게 “파주시청에 비상상황실을 설치해 상주하면서, 특별사법경찰관들을 진두지휘해 오늘처럼 현장에서 바로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대성초등학교에 대한 방음 새시 등의 지원 방안은 경기교육청과 대화해서 찾도록 하라”고 구체적 방안을 내놨다.
김 지사의 현장 지시를 본 주민들은 “무거운 마음이 내려앉는 것 같다”(A씨), “너무 감사하고 응어리가 풀어지는 것 같다”(B씨), “말만으로도 위안이 된다”(C씨)는 반응을 보였다.
한 주민이 김 지사에게 “우리 좀 안아주세요”라고 하자 김 지사는 주민을 꼭 얼싸안기도 했다. 김동구 대성동 이장은 방음 새시를 설치하면 생활소음 이하인 30dB 정도(현재는 80dB 안팎)로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연 지사는 “튼튼한 안보를 중심으로 하되, 북한과 대화와 타협을 하면서 전단 날리는 것은 막아야 하는데 정부가 오히려 대북관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저희 경기도는 이를 계속 비판해 왔지만, 앞으로도 중앙정부에 제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기이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김동연 지사가 파주 연천 김포를 위험지역으로 설정한 만큼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해칠 수 있는 불법 행위에 대해선 강력하게 제지할 것”이라며 “대북전단 풍선이 올라갈 수 있는 세 곳의 거점지역 76개소를 경찰과 특사경이 주야로 거의 24시간 순찰을 돌고 있다. 주민들이 추가로 112로 제보를 주시면 저희가 바로 출동해서 제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성동 주민 A씨는 “죄인도 잠은 재우는데 우리는 죄인보다 더하다. 너무 고통스럽다”고 했다. B씨는 “완전히 지옥 같다. 저희는 초중고 학생들이 있다. 부모는 지금 중증 환자다. 병원 갔다 오면 쉬어야 하고, 아이들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런 걸 할 수 없다. 동네 어르신들은 (확성기에서 나오는) 비행기 뜨는 소리에 전쟁 났다고, 피난 가야 된다는 분도 계시다”라고 하소연했다.
C씨는 “대성동 주민 다 미칠 것 같다. 밤에는 짐승, 굉음소리가 난다. 9월 28일부터 시작해서 한 달 동안 이 고문을 받고 산다. 일주일 동안 잠 하나 못 자는 데다가 여기에 대남방송이 겹쳤다. 어디에서 귀마개가 왔는데 근 20일을 하니까 염증이 생겼다. 귀에 웅웅 환청이 들린다. 지사님이 저희 좀 살려줬으면 한다”고 울부짖었다.
김동연 지사는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지사는 대북전단지를 북한으로 보내지 못하게 해달라는 주민들의 건의에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제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