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지분 잇달아 인수…사업 간 시너지 효과 ‘기대’와 외식산업 실패 전력·대명소노시즌 부진으로 ‘우려’ 교차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공시집단에 신규 지정된 대명소노그룹이 항공뿐 아니라 해외 리조트에도 눈길을 주고 있다. 대명소노그룹 오너 2세 서준혁 회장은 △상조사업 △호텔‧리조트 MRO(기업소모성자재) △침대 매트리스 렌탈 △침대 프레임‧기능성 베개 유통 등도 전개하며 사업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대명소노가 추진하는 신사업이 대부분 ‘본업’인 호텔‧리조트 사업에서 확대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그림을 잘 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항공업 진출과 관련해서는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과거 외식사업 부문에서 실패한 전력이 있고, 유통‧렌탈 부문 계열사 대명소노시즌이 2020년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어 서준혁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있다.
고 서홍송 대명소노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서준혁 회장은 2023년 회장으로 승진한 후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행보는 최근 저비용 항공사(LCC) 지분을 잇달아 인수한 것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4일 JKL파트너스의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넘겨받아 2대 주주에 등극했다. 최대주주인 예림당과 지분 격차가 약 3%로 언제든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 지난 15일 체결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인수 계약에는 JC파트너스의 잔여 지분도 2025년 6월 이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이 포함돼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호스피탈리티 산업의 주축인 ‘숙박’과 ‘항공’이 가지는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추후 전략적으로 업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도 “두 항공사 모두 경영권 인수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대명소노그룹은 그동안 항공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2010년 에어아시아의 국내 영업권을 획득하기도 했고, 2011년에는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2011년 티웨이 인수 추진 당시 서준혁 회장은 저비용 항공사를 인수해 대명리조트의 해외 진출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에는 LCC 신규 설립을 추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해외 호텔‧리조트 사업 확장도 한창이다. 2019년 베트남 ‘송지아 리조트’ 위탁 운영을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한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 건물과 토지 등 자산 일체를 포함한 주식 100%를 약 1399억 원에 인수했다. 3월에는 프랑스 파리 ‘호텔 담 데 아트’를 인수했고 지난 1월에는 미국 뉴욕 ‘33 시포트호텔 뉴욕’을 매입했다.
전문가들은 대명소노의 호텔‧리조트 해외 사업 본격화와 항공업 진출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LCC 항공사 중 티웨이항공은 유럽, 에어프레미아는 미주지역을 취항하는 곳”이라며 “국내 복합리조트와 카지노부터 항공, 해외 리조트까지 유기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업은 전문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업은 전문성이 필요한 고도의 융합산업”이라며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모두 장거리 노선을 표방하는데 (대명소노그룹이) 이를 위한 전문성 등을 잘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과거 서준혁 회장이 외식업에 진출했다 실패했던 탓에 대명소노그룹의 광폭행보에 불안한 시선이 감지되기도 한다. 2009년 서준혁 회장은 외식사업부를 출범시켜 강남과 목동 등에 떡볶이 퓨전 레스토랑 ‘베거백’을 오픈했다 매출 부진으로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어 치킨 브랜드 ‘스토리런즈’, 화덕삼겹살 ‘미스터 탄둘’ 등도 매출 부진에 시달렸다. 결국 2014년 외식사업부를 매각했다.
영화 등 문화사업을 위한 ‘대명문화공장’, ‘대명 본웨딩’‧‘대명위드윈’ 등 결혼정보업도 고배를 마시고 2021년 사업을 접었다. 미국에서 진행했던 럭셔리 네일‧스파사업에서는 100억 원 이상 누적 손실을 냈으며 합작투자를 했던 한인 네일‧스파업자로부터 계약 위반으로 2023년 7월 50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대명소노그룹의 유일한 코스닥 상장사인 대명소노시즌의 실적도 심상치 않다. 대명소노시즌은 호텔‧리조트 MRO(기업소모성자재), 침대 매트리스 렌탈, 침대 프레임‧기능성 베개 유통을 주로 한다.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온라인몰 등을 통해 휴대용 피톤치드 탈취제, 손 세정제, 수면신발 등도 판매하고 있다. 대명소노시즌은 2020년 연결기준 5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2021년 209억 원, 2022년 185억 원, 지난해 16억 원으로 4년 연속 연간적자를 기록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순히 호텔‧리조트에서 이용해 본 침대‧매트리스를 판매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면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며 “공간 마케팅‧서비스업이 주인 리조트 산업과 브랜딩‧제품 기능 등이 중요한 제조‧유통은 전혀 다른 분야이고 렌탈도 노하우가 필요해 실적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대명소노시즌은 1인 가구 타깃층에 맞춘 침구류 브랜드와 피톤치드 탈취제 등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미국, 하와이, 프랑스 외에도 해외 진출을 지속적으로 검토·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2025년 쏠비치 남해 리조트 신규 개관 등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