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정책 비전 ‘휴머노믹스’ 기회, 균형, 신뢰가 핵심, 중산층 부양-격차 해결-공동체 신뢰 회복 강조
김동연 지사는 지난 5월 샌디에이고 야구장 시구 모습을 보여주며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야구와 다른 구기 종목과의 차이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이다. 답은 다른 구기 종목은 골이 점수를 내지만 야구는 사람이 점수를 낸다는 것이었다.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김 지사는 야구를 예로 들어 사람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김동연 지사는 ‘한국인이 오고 있다(The Koreans are coming)’는 뉴스위크 표지를 띄웠다. 세계가 인정한 한국인의 경제 DNA로 운을 뗀 것. 하지만 김 지사는 지금 현실을 경제 DNA 상실의 시대로 규정했다. 불균형과 소득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그 결과 우리는 불안-불신-불만의 3불 시대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상실의 시대에 한국인의 경제 DNA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길이 사람중심경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은 사람중심경제로 가야 한다. 물론 우선 성장을 해야 했던 개발연대의 절대 빈곤기에는 통하지 않던 얘기다. 하지만 어느 정도 삶의 양적 조건이 충족된 지금은 빨리 (과거의) 성공 경험을 버려야 한다. 개발연대 경제운영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장으로 도약하기 힘들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사람중심경제의 핵심으로 기회, 균형, 신뢰를 꼽았다. 먼저 기회는 중산층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회를 만들어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발전과 성장을 하는 것이 김 지사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뉴ABC(우주항공-바이오-기후테크)와 구ABC(인공지능-배터리-반도체)의 조화를 강조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균형이다. 김 지사는 지금은 경제격차-교육격차-기후격차-국토격차를 열거하면서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질 높은 성장을 못 한다”고 단언했다.
세 번째는 신뢰다. 김동연 지사는 “(나도)정치인으로서 누워서 침 뱉기지만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시라. 둘로 쪼개져서 갈등하고 내 편 아니면 적 아닌가. 이것이 사회구조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합과 지속 가능을 위해선 신뢰 구축,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정치개혁도 언급했다. “지금의 정치판, 정치인을 가지고는 통합과 공동체로 가는 데 결정적인 장애물이 된다”며 “권력구조 개편(개헌), 선거제도 개선,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권력기관 개혁”을 열거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가 사람중심경제를 위해 해온 일들을 소개했다. 먼저 △중앙정부가 예산을 2.8% 늘렸을 때 경기도는 6.8% 늘려 확대재정을 추진한 것 △우리나라 전체의 태양광 발전이 8% 줄었을 때 경기도는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18% 늘린 것 △R&D예산을 중앙정부가 15% 깎았을 때 경기도는 46% 늘린 것 △임기 중 경기도에 100조+투자유치를 약속하고, 지난 2년간 72조 투자를 유치한 것 △경기도에 최초로 주4.5일제, 0.5&0.75 잡프로젝트, 365돌봄 프로젝트를 도입한 것을 소개했다.
그리고 가치를 창출했음에도 시장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예술인-체육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경기도의 '기회소득'도 언급하며 “경기도는 여러 가지 ‘유쾌한 반란’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가 강연한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비즈니스 엑스포’로 불린다. 한민족 경제공동체를 추진하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World-OKTA)의 최대 행사다. 이번 비엔나 대회에는 월드옥타의 해외 71개국 대표자들과 150개 지회 회원(3천여 명)이 대거 모였다.
10월 29~30일 전시회에는 376개 부스에 약 300개 기업이 참여한다. 경기도에서는 이 중 51개 부스에 80개 기업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회에 참여하는 한국 지자체 가운데 최대 규모다. 경기도 참여기업은 아로마라인(식품 또는 향수, 화장품 등에 첨가하는 향료 제품 제조), 리나스대성(가스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전기 주방 설비 제조), 세이프웨어(추락사고 보호용 안전장비 에어백 제작) 등 모두 중소기업이다.
전 세계 바이어 1,900여 명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도 중소기업들이 유럽진출 교두보를 확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연 지사는 전시관을 둘러보며 도내 기업들을 격려할 예정이라고 경기도는 전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