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어제는 노광 장비 세계 1위 ASML에 투자 확대 약속 얻어내, 유럽서 대형 반도체 프로젝트 연이어 성사
히쳄 엠사드 대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손을 잡고 “오늘은 ASM이 한국 사업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는 날”이라며 “경기도의 반도체 생태계를 더 활성화 시키고 경기도가 세계적 반도체 중심지가 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하루 전인 30일(현지시간) 세계 1위 노광 장비 기업 ASML에게 대 경기도 투자협력 확대 약속을 얻어내며 놀라움을 선사하더니 오늘은 세계 1위 증착 장비(반도체 핵심 공정) 생산 기업 ASM으로부터 납품을 끌어내는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그야말로 반도체 도지사, 외화 유치 도지사라고 불릴만한 행보다.
김동연 지사는 현지시간 31일 네덜란드 알메르에 있는 ASM 본사에서 히쳄 엠사드(Hichem M'Saad) 대표(CEO), 폴 베르하겐(Paul Verhagen) 재무총괄이사(CFO) 등과 만나 경기도와 ASM, 그리고 화성시 간의 ‘상생협력 협약’(MOU)에 서명했다.
ASM이 지속적으로 경기도의 기업들에게서 지속적으로 사들이기로 한 물건은 세계 1위 증착장비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이다. 3조 8000억 원 규모의 연매출을 자랑하는 ASM의 매출을 감안하면 구매액은 매년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협약에는 △경기도민과 경기도 소재 대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고용 기회를 제공하고 △경기도 소재 대학과의 인턴십 프로그램 및 채용을 진행하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까지도 경기도는 빼놓지 않았다.
김동연 지사는 “ASM과 화성시와 함께 맺는 오늘의 MOU는 정말 구체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어서 정말 기쁘다. 앞으로도 ASM과 하는 일에 있어선 ‘풀 서포트’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우리 반도체 인력 양성과 젊은 청년들을 위한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 등은 지사로서 제가 가장 역점 두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인데, 이번 MOU에 담겨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와 같은 노력을 더욱 더 기울여 주셨으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앞서 ASM은 지난 2019년 화성시 동탄 첨단산업단지 내에 870억 원을 투자해 반도체 증착장비 연구·제조시설을 설립해 440명을 고용했는데, 기존 시설 옆에 1,362억 원을 추가 투자해 제2 연구·제조시설을 설립하고 200명 이상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다. 해당 신규 시설은 2025년 4월 완공 예정이다.
히쳄 엠사드 대표는 “오늘은 ASM에 아주 특별한 날이고, ASM이 한국 사업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는 날”이라고 말하며 “오늘의 협약이 우리의 협력에 새로운 장을 열고 경기도와 ASM의 상호이익이 되는 성과를 많이 만들어 낼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히쳄 엠사드 대표는 “ASM의 기술과 장비가 AI, 5G,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디지털 세상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경기도의 반도체 생태계를 더 활성화시키고, 경기도가 한국 그리고 세계적으로 반도체 중심지가 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히쳄 엠사드 대표는 “김동연 지사님께서 ASM에 보여주신 신뢰와 지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이번 MOU가 어느날 갑자기 성사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인사말이었다. 김동연 지사와 히쳄 엠사드 대표는 구면이다. 지난 3월 도청에서 만나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ASM 폴 베르하겐 재무총괄이사 역시 2022년 함께 투자 유치를 의논했던 사이다.
인연을 소중히 하는 것, 상대에게 충분한 신뢰와 근거를 보여주는 것이 경기도 투자의 원동력인 셈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의 경제수장이었던 경기도지사 김동연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경기도 기업들은 대규모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기반을 보유하게 됐다는 평이다.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앞선 만남과 대화, 협력의 결실이 이번 MOU체결”이라면서 “돈버는 도지사가 되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것도 결실의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