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경기 기후환경협의체’ 발족, 金 “기후위기 대응은 우리의 삶이자 생존, 경쟁력”
김동연 지사가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한 것은 그것이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 산업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RE100, 즉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구매하거나 자체 생산하지 않으면 더 이상 유럽 등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존하는 문제, 대한민국의 산업 시스템이 변화해야 하는 지점이라는 판단이 김동연에게는 섰던 것이다.
한때 정부가 RE100에 대응한 CF100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오며 우리 현실에는 CF100이 맞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원자력 발전 비중을 한 번에 낮추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출 기업, 특히 우리가 익히 아는 글로벌 기업들에 납품하고 지속 가능한 수출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RE100 캠페인을 주관하는 더클라이밋그룹 헬렌 클락슨 대표는 지난달 29~30일 충청남도 탄소중립 국제컨퍼런스를 찾아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주요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을 아쉬워하며 “한국이 장기적으로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기후위기 대응은 우리의 생존과도 연관된 이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취임 이후 그토록 강조했던 ‘기후대응’에 경기도 기업들이 기꺼이 호응한 결과가 나타났다. 경기도 기업 124개 사가 기후대응을 위해 뭉친 것이다. 경기도 화성시에 소재한 ㈜힘멜에서 12일 ‘경기 기후환경협의체’가 발족했다. 현대차, 삼성전자, 기아 등의 대기업부터 강소기업이 고루 참여해 더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수소차 넥쏘를 타고 현장에 나타난 김동연 지사는 “오늘 전국 최초로 지역 단위의 기업 모임인 환경협의체가 만들어져 정말 기쁘고 뜻깊다”며 “경기도의 (기후위기)대응은 정치적인 구호나 추상적인 슬로건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의 기후위기 대응이 “우리의 삶이 될 것이고, 우리의 생존이 될 것이고, 우리 기업과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평가다.
축사에서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 공공기관 RE100 선언 △화성의 1호 RE100 신규 산단 조성 △경기도의 태양열 에너지 생산 증가(15%, 대한민국 전체는 8%감소) 등의 성과와 정책을 소개했다. 또한 △기후위성 발사 △전 도민 기후보험 가입(기후격차해소) △기후펀드 조성(신재생에너지 등에서 나오는 수익을 도민과 공유) 등의 ‘기후 3종 정책’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도 알렸다.
김 지사는 “(단순히)위기를 극복하는 차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후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과거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DNA처럼, 들불처럼 일어나야 된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상교 화성상공회의소 회장은 “지사님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김 지사를 안심시켰다. 안 회장은 김동연 지사가 5년 전(야인시절)에 했던 ‘유쾌한 반란’이란 강연을 화두로 꺼내면서 “(기업인을 격려하고 기업의 책임을 강조한)강연을 끝까지 듣고, 기업인으로서 힘이 났다. 화성상공회의소는 서울-부산에 이어 전국 세 번째 규모다. 우리가 지사님 철학을 공유해서 RE100을 달성하겠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기후위기 대응의 불모지로 여겨지던 대한민국이지만 경기도만큼은 달랐던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 지점에는 김동연이 있었다.
협의체는 앞으로 RE100 확대, 환경오염 예방, 탄소중립 및 친환경 기술 공유 등을 핵심 과제로 삼아 추진해 나가고 경기도는 기후환경 정책 소통, 기업 애로사항 청취, 환경교육 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날 협의체 발대식에는 김동연 지사와 정명근 화성시장, 강금실 경기도기후대사,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태형 더불어민주당 도의원 등이 참석했고 기업 측에선 안상교 화성상공회의소 회장((주)늘푸른 대표)과 김정환 (주)힘펠대표, 송두근 삼성전자 부사장, 정상익 현대자동차 상무, 이효범 기아상무 등이 자리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