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대부분 대학생, 직장인, 주부 등 일반 여성들
지난 2000년대 초중반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성들과 찍은 음란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30대 남성이 뒤늦게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6일 음란 동영상을 제작해 인터넷에 퍼트린 혐의(정통망법 위반 등)로 진 아무개 씨(39)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진씨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수십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하면서 촬영한 동영상 100여 편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진 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돼 사귄 여성들에게 '혼자 갖고 있겠다'고 설득해 동영상을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진 씨는 여러 대의 캠코더와 조명 등 전문 촬영 장비를 동원했고 이렇게 찍은 동영상은 2005년부터 웹하드와 P2P 사이트 등을 통해 퍼져 나갔다.
피해자는 대학생, 직장인, 주부 등 일반 여성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 씨는 2005년 일본으로 건너가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했으며 지난 20일 여권 기간을 연장하려 국내에 입국하다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진 씨는 경찰에서 “동영상 촬영에 상대가 동의했고 일본에 가기 전 영상 파일을 모두 폐기하는 등 유포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진 씨를 검거하긴 했지만 관련 혐의의 공소시효(3년)가 지난 데다 피해 여성들의 증언도 부족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진 씨가 도피를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판단, 공소시효가 정지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23일 “고소 이전 출국해 도피로 볼 수 없다”며 영장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