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이 그룹의 새 운영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을 내놓고 최태원 회장의 새 호칭을 어떻게 정할지 고민에 빠졌다. |
이 같은 차원에서 SK는 지난 2007년 이후 운영해 온 전략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및 동반성장위원회 외에 지난 5월부터 시험 운영해 온 인재육성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를 추가해 총 6개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새 운영방식은 이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새 운영체계 도입으로 최태원 회장은 국내 관계사 업무에서 자유로워지는 만큼 그동안 힘써오던 글로벌 성장전략, 차세대 먹거리 개발, 해외 고위 네트워킹 등 전사 차원의 성장, 발전 역할을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SK 측은 밝혔다. 문제는 앞으로 새 체계하에서 최 회장의 호칭이다. 최 회장의 현재 직함은 그룹 회장, SK(주)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대표이사 회장과 이사회 의장,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의장 등이다.
새로운 운영체계가 출범하면 일단 총수를 의미하는 그룹 회장이라는 직함은 사라진다. 남은 것은 계열사의 대표이사 회장, 이사회 의장과 앞으로 맡게 될 협의회 의장, 위원장 등. 계열사 회장 호칭은 이건희 회장이 2008년 삼성특검 여파로 그룹 회장에서 물러났다가 2010년 경영일선에 복귀하며 그룹 회장이 아닌 ‘삼성전자 회장’으로 호칭을 바꾼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건희라는 이름과 삼성그룹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 회장에 비해 SK(주) 등 SK 계열사 회장이라는 호칭만으로는 최 회장이 너무 너무 왜소해진다. 또한 회장이라는 호칭은 그룹 회장과 동일시돼 운영체계 혁신의 의미가 반감된다.
때문에 그룹 안팎에서는 계열사 이사회나 협의회 ‘의장’직에 주목한다. 새 운영체계는 각 계열사 이사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 회장도 지난 8일 “회장보다는 이사회 의장이라고 불리는 게 더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협의회와 위원회 구성은 물론 회장님 호칭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새로운 운영체계가 시행되면 회장님도 ‘특수관계인 자격의 전문경영인’에 맞게 정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참고로 의장은 영어로 ‘체어맨(Chairman)’이며 회장이나 위원장으로도 해석된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