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여해·류예지 자매의 엄마 투병 일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이별은 없지’ 출간
수없이 다투고 미워하지만 또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할 수밖에 없고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관계가 바로 엄마와 딸이다. 딸에게 엄마는 세상 전부이며 엄마에게 딸은 세상 하나뿐인 거울이다.
그런 엄마와 얼마 전 이별한 자매가 엄마의 투병 일지를 출간했다. 대법원과 국회 등에서 근무한 법학자 류여해 수원대 특임교수와 홍대 회화과 졸업 후 20년째 고등학교에서 감성과 예술을 가르치는 동생 류예지 교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이별은 없지’(실레북스)를 상재했다.
큰딸(류여해)은 그 기억을 살려 글을 쓰고 작은딸(류예지)은 글에 영감과 그리움을 더해 그림을 그렸다.
자매가 2008년 4월 17일부터 2024년 7월 22일까지의 엄마 암 투병 일지를 책으로 만들기로 한 건, 세상의 모든 딸들이 언젠가 겪을 엄마의 부재를 준비하고 대응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슬픔을 기록하는 게 남겨진 자매에겐 고통과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금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제야 제대로 마음으로부터 보내드릴 수 있는 시간이 됐을 것이다. 저자는 엄마의 장례식을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어른이 된 것 같다고 고백한다.
이 책 제목은 저자(류여해)의 독일 유학 당시 엄마가 보낸 이메일 제목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이별은 없지. 항상 생각하고 항상 그리워하니까.” 유학 간 딸이 보고 싶지만 꾹 참아야 했던 엄마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딸은 엄마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그리움’의 진짜 의미를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살아서도 딸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았을지 모른다. 그러니 “부모 죽음이 두렵고 무섭더라도 후회 없이 마음껏 사랑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곁에 있는 가족이 떠나기 전에 그 무엇보다 지금이 소중하다는 걸 잊지 말기를, 지금이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라는 걸, 기억하기 바란다”고 조언한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