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경연 방식·심사위원 등 눈길…뉴페이스 발굴 못하면 ‘가요무대’ 같은 패턴화 프로그램 될 수도
#시청률 경쟁
트롯 오디션의 전성기는 임영웅을 배출한 ‘미스터트롯’ 시즌1이다. 최고 시청률은 35.7%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방송되는 오디션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미스터트롯’ 시즌2는 20.2%로 시작해 24%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2년 만에 돌아온 시즌3는 12.9%로 출발했다. 전성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하지만 타 예능 시청률이 대부분 3% 안팎임을 고려할 때 이 시리즈의 위력은 여전히 살아있는 셈이다.
‘현역가왕2’는 8%로 시작한 후 11.1%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렸다. 2회 방송 당시 비상계엄이 선포되며 송출 중단되는 위기도 있었지만 다시 제 궤도를 찾았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미스터트롯3’와의 격차는 1.8%포인트다.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역전되면 더욱 흥미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연 방식
‘미스터트롯’은 대한민국 트롯 오디션의 틀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다수는 이를 변주하거나 피해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너무 익숙해지면 대중은 싫증을 느낀다. 그래서 ‘미스터트롯3’는 평가 방식을 바꿨다. 일단 마스터진을 ‘선배 마스터’와 ‘국민 마스터’로 나눴다. 양측이 동시에 평가를 하고, 양쪽 모두에서 과반(5명) 이상의 하트를 받지 못하면 탈락이다.
‘현역가왕2’는 전매특허인 자체평가전을 다시 예선으로 배치했다. 참가자들이 다른 참가자들을 직접 판단하는 방식이다. 다만 한 가지 변화가 생겼다. 시즌1에서는 합불 버튼을 누가 누르는지 몰랐다. 하지만 시즌2에서는 노래를 부르는 참가자들이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바꿨다. 참가자들의 눈치싸움과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요소로 작용했다.
#심사위원 구성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의 역할은 참가자 못지않게 중요하다.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할 때 참가자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납득시킬 만한 논리와 언변으로 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스터트롯3’는 장윤정, 진성, 붐 등 기존 심사위원진이 건재하다. 여기에 역대 시즌1, 2 톱7 멤버들이 대거 투입됐다. 시즌1의 장민호 영탁 이찬원 김희재 정동원와 시즌2의 안성훈 박지현 나상도 진욱 박성온 등이 이제는 참가자가 아닌 선배 마스터로 후배들을 평가한다. 맏형 장민호는 “참관 수업할 때도 부모님 계시면 떨지 않고 잘하듯이, 참가자들이 내가 가진 능력을 못 보여주고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마음으로 안정감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현역가왕2’는 설운도, 주현미, 박현빈 등 기성 심사위원에 시즌1 출신인 전유진, 마이진, 김다현 등이 합류했다. 특히 그동안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던 신유가 이번에는 참가자로 나서 ‘메기 효과’를 기대케 한다.
#제2의 임영웅은 나올까?
‘미스터트롯’ 시즌1 이후 모든 트롯 오디션의 대명제는 ‘제2의 임영웅의 탄생’이다. 하지만 2020년 이후 4년째 이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 올해는 어떨까.
‘미스터트롯3’는 이제 막 포문을 열었고, ‘현역가왕2’는 예선전을 거치며 모든 출연진이 베일을 벗었다. ‘미스터트롯’은 시즌2 때 유명 현역 가수들이 대거 참여했던 반면, 이번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미스터트롯2’ 톱7 출신인 진해성, 최수호를 비롯해 박서진, 김수찬, 박구윤 등 유명 현역 가수들이 대거 ‘현역가왕2’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제2의 임영웅’이라는 표현에 근접한 인물은 아직까지 찾기 어렵다. 사실상 처음부터 불가능한 미션이라는 분석도 있다. 트롯 시장의 크기는 정해져 있는데, 임영웅을 비롯해 영탁, 이찬원, 정동원 등이 이미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아울러 트롯 전성시대가 지났기 때문에 새로운 트롯 인구의 유입으로 인한 ‘뉴페이스’의 탄생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롯 오디션, 지속될 수 있을까?
트롯 오디션은 2019년 ‘미스트롯’이 효시다. 이후 벌써 5년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여전히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시청자층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지 않으면 ‘전국노래자랑’, ‘가요무대’와 같이 안정된 시청률은 거두지만 패턴화된 프로그램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현재 ‘미스터트롯3’와 ‘현역가왕2’는 그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