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연준에 있었다…비트코인 하락 ‘진짜 이유’ 살펴보니 경제가 핵심이다
초기에는 미국 법무부(DOJ)가 다크웹 ‘실크로드’에서 압수한 비트코인 6만 9370개(약 65억 달러) 매각 허가 소식이 하락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이 판결은 이미 작년 12월 30일에 있었던 것으로 실제 하락과는 직접적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발 호흡기 질환 확산 우려도 제기됐으나, WHO는 “이 시기에 예상되는 정상적인 현상”이라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의 실제 원인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꼽고 있다. 8일 공개된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짐에 따라 통화정책 완화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의 경제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 압력이 가중됐다.
이러한 여파는 글로벌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S&P 500과 다우존스 지수는 각각 0.13%, 0.56% 하락했고, 러셀 2000 지수도 0.97% 떨어졌다. 특히 중국 우려가 겹친 홍콩 항셍지수는 2.37%나 급락하며 비트코인과 함께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나스닥만이 0.03% 소폭 상승하며 선방했다.
국내 시장은 상대적 안정성을 보였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공동 리서치센터장은 10일 뉴스레터를 통해 의견을 전했다. 김 공동 센터장은 “위험자산 매도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을 것으로 보이지만, 달러 시장에서 일어난 등락의 영향은 국내 원화 시장에서는 다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코인마켓캡(CMC) 기준 비트코인 달러 가격은 7일 09:30 10만 2517달러에서 10일 05:30 9만 1645달러까지 약 10.7% 하락했다. 다만 코빗 기준 원화 가격은 7일 09:30 1.5억 원에서 10일 05:30 1.39억 원으로 약 7.3% 하락했다. 이로 인해 ‘김치프리미엄’이 증가하는 소위 ‘김프로 방어’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공동 센터장은 “이번 하락은 뚜렷한 악재 없이 불안심리로 인한 조정으로 볼 수 있다. 시점이 정해진 악재는 그 시점이 지나면 해소될 수 있는데, 트럼프 취임 이후 인플레이션이나 무역 등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심리와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예측은 명확한 해소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크립토 프레지던트’ 트럼프 행정부나 의회가 과거와 다른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여 준다면 시장의 분위기는 언제든지 반전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