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지원 차원’ 인사, 미래사업 힘 싣기 분석…‘지분 0%’ 후계자, 리밸런싱 후 경영 능력 입증 과제
#미래 첨단사업 경쟁력 강화 위한 전략적 인사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2024년 7월 그룹 내 첨단 복합소재 역량과 자원을 집중시켜 출범한 회사다. 코오롱데크컴퍼지트, 코오롱글로텍, 코오롱ENP 등에 흩어져 있던 복합소재 사업을 한데 모았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방위산업, 차량, 항공 분야를 넘어 우주 분야로 복합소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출범한 셈이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 출범에는 이규호 부회장의 의지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4년 1월 (주)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이후 전사적인 리밸런싱 작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주)코오롱의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완전 자회사 편입, 코오롱글로벌과 골프·리조트 기업 MOD 및 호텔·식음료 기업 코오롱LSI 합병,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ENP 합병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3월 이규호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계열사로 꼽히는 코오롱티슈진 사내이사로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의류와 섬유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코오롱그룹은 사실 그룹 포트폴리오가 올드하다”라며 “이 부회장을 후계자로 키워야 하는 동시에 그룹도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에게 신사업에서 실적과 이력을 쌓으라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현대차·기아와 전략적 미래 모빌리티 소재 사업 파트너십을 맺었다. 전기차와 수소차 주행거리 향상 등을 위해 수소저장 용기 소재와 배터리 커버 성능 개선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2월에는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와 기술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어 4월에는 한화오션, 캐나다 현지 기업 스파텍과 협약을 체결하고, 캐나다의 노후 잠수함 전력을 대체하기 위한 방산 프로젝트인 CPSP 등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소재 분야 한 연구원은 “우주 발사체나 위성체에 쓰이는 탄소섬유 복합소재는 성능은 좋지만 가격이 비싸다. 민간 주도로 우주 개발이 이뤄지는 미국에선 사용이 축소되는 추세다. 국내에선 시장 발전이 조금씩 진전되고 있으나 규모는 작은 편”이라며 “우주 분야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소재나 부품을 만들 수 있는 기업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시장이 커질 가능성도 있으니 코오롱스페이스웍스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분 0% 후계자’ 경영 능력 입증 관건

코오롱그룹 후계자로 거론되는 이규호 부회장은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부회장엔 ‘지분 0% 후계자’라는 수식어가 달려 있다. 이 명예회장은 (주)코오롱 지분 48.69%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 부회장이 보유한 (주)코오롱 지분은 0%다.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은 처음으로 그룹 계열사 지분을 매수했다. 다만 취득 규모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 2441주(지분율 0.01%)와 코오롱글로벌 주식 1만 518주(지분율 0.04%)에 그쳤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2018년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주식을 한 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관건은 리밸런싱 성과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주)코오롱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5188억 원, 영업이익은 98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1조 4099억 원, 영업이익 382억 원을 낸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7.7%, 영업이익은 158.3% 증가했다.

실적 개선세가 꾸준히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펼치는 산업자재, 화학소재, 패션 사업은 글로벌 경기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코오롱글로벌이 영위하는 건설 사업 역시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영위하는 수입차 유통 시장도 경기나 금리 변화에 민감한 사업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앞서의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규호 부회장의 이사회 합류는) 각 계열사의 경영 상황과 현안에 맞춰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결정한다”며 “(코오롱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은) 승계와 전혀 무관하며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