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미정산 사태’ 첫 재판서 재판부가 구영배측에 한 말은?

구영배, 기록 복사 신청도 아직 안 해…법원 “재판, 적극적으로 임해야”

[일요신문]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판매 대금 미정산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가 사건의 핵심 피의자 구영배 큐텐 대표에게 “재판을 지연할 의도가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지난 2024년 7월 30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현안 질의에 출석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구 대표를 비롯한 관련자 10명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직접 출석했고,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는 나오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재판부는 구 대표 측이 사건 기록의 열람·등사 신청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구 대표 변호인은 “공판 단계에서 사건을 수임할지 결정이 되지 않아 신청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에 재판부는 “수사 단계에서 변호인이었으면 열람·등사 신청은 해놔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시간을 지연할 의도가 있다면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일변경신청서도 구영배 본인이 내고 대응을 소극적으로 하는 것 같은데 변호인이 담당하고 있으면 기본적인 건 하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공소장이 접수되자마자 기일을 잡았고, 방어권이 필요해 한 달 정도의 시간을 줬는데 그러면 안 된다”며 “사건의 핵심 피의자가 구영배인데, 본인 때문에 소송이 늦어지면 안 된다.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3월 1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번 더 진행한 후, 4월 8일부터 공판기일을 잡고 재판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구 대표는 류화현·류광진 대표 등과 공모해 1조 8500억 원 상당의 티메프 판매자 정산대금 등을 가로채고, 티메프 등 계열사로부터 컨설팅 비용 등의 명목으로 100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티메프를 개인금고화 하며 판매자들에게 줘야 할 정산용 보유 자금을 큐텐으로 유출했다고 보고 있다.  

김정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