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9년 지났지만 인지도 여전…미용실·카페·헬스장 성공적 운영에 한국서 유튜브 채널 개설까지
2023년 말부터 한국에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우에하라 아이. 활동 기간 5년, 은퇴 후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전성기에 은퇴를 선택했던 그는 이제 성공한 여성 사업가이자 한일 문화교류의 가교로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유튜브 촬영차 서울을 방문한 우에하라 아이를 만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6년 은퇴 후 9년이 지났는데도 많은 팬들이 기억하고 응원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항상 신기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AV 배우로 활동한 건 5년밖에 안 됐거든요. 다른 배우들은 보통 10년 이상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에 비하면 정말 짧은 기간이었어요. 그런데도 은퇴한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을 기억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게 정말 감사해요. 아마도 제가 활동할 당시 팬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려고 노력했던 게 좋은 인상으로 남은 것 같아요. 지금도 그때 응원해주시던 분들이 사업가로 변신한 저를 계속 지지해주시는 게 정말 큰 힘이 돼요.”
—데뷔 계기가 궁금합니다.
“미성년자를 막 벗어난 18세 때였어요. 길거리에서 캐스팅 제의를 받았죠. 당시에는 어리고 순수했던 때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용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지금은 법이 바뀌어서 20세 이상이어야 가능하지만, 그때는 18세부터 할 수 있었거든요. 제가 당시 업계 최연소였죠.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어린 나이였는데, 그때는 그런 생각조차 못했어요. 하지만 그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것 같아요.”
—업계 최고의 자리까지 오르셨는데, 그때 기분은 어땠나요.
“처음부터 1등이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자마자 은퇴를 결심했죠.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처럼, 인기가 떨어진 뒤가 아닌 정점에서 그만두고 싶었거든요. 사람들 기억에 강하게 남고 싶었어요. 많은 분들이 절정의 순간에 그만두는 게 아깝지 않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오히려 그게 제일 좋은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그때 결정을 후회하지 않아요.”
—보통 정상에 오르면 그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하는데, 은퇴를 결심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주변에서도 특별히 말리지 않았어요. 이미 정점을 찍었고,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모두가 ‘수고했다’는 반응이었죠. 무엇보다 제가 스스로 ‘여기까지면 됐다’는 생각이 확실했어요. 그리고 은퇴 후의 삶에 대한 계획도 어느 정도 있었고요. 물론 그때는 구체적이진 않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죠.”
—정상에 오르기까지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나요.
“단순하지만 가장 큰 비결은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한 거예요. 다른 배우들이 휴식을 취할 때도 저는 계속 일했어요. 하루도 쉬지 않고 활동했죠.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그만큼 많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고, 팬들과 만날 기회도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리했던 것 같지만, 그때는 목표를 향해 달리기만 했죠. 그런 노력 덕분에 짧은 기간에도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40도 가까운 고열이 났는데도 촬영을 해야 했던 적이 있어요.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바로 촬영장으로 갔죠. 제가 빠지면 촬영 일정 전체가 밀리니까 어쩔 수 없었어요. 그때 너무 힘들었고, 너무 싫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위험한 행동이었는데,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은퇴 후 바로 사업을 시작하셨나요.
“아니요, 2년 정도는 완전히 쉬었어요. 정말 아무 것도 안 했어요. 그동안 여행도 다니고 푹 쉬면서 앞으로 뭘 할지 천천히 생각했죠. 너무 바쁘게 살았던 터라 그동안 못 했던 것들을 다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충분히 쉬고 나니까 ‘이제는 일할 때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구상을 시작했어요. 쉬는 동안에도 투자 같은 건 조금씩 했는데, 직접 뭔가를 하는 게 더 저와 맞는다는 걸 깨달았죠.”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한국에서는 2개월 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고, 일본에서는 4년 정도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어요. 사업적으로는 세 가지 정도 일을 하고 있는데, 하나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콘셉트 카페고, 다른 하나는 피부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미용 살롱이에요. 그리고 지금은 트레이닝 짐을 준비하고 있어요. 운동 기구들도 들여놓고 시설을 갖추고 있죠. 올해는 새로운 상품도 개발하고 있어요.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동시에 여러 사업을 운영하는 게 힘들지 않으신가요.
“의외로 힘들지 않아요. 제가 직접 매장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 경영자로서 전체적인 방향을 잡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물론 여러 가지를 동시에 챙기다 보니 머리를 많이 써야 하고 신경 쓸 일이 많기는 해요. 하지만 좋은 직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잘 분담하고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어요. 오히려 여러 사업을 하면서 시너지가 생기는 부분도 있죠.”
—현재 운영 중인 사업체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미용 살롱이 단연 인기가 많아요. 특히 최근에는 해외에서 여행 오시는 분들도 많이 찾아주세요. 피부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데, 일본의 꼼꼼한 서비스와 최신 트렌드를 접목시켜서 차별화했거든요. 남성 고객도 많이 늘었고요. 처음에는 제 이름 때문에 걱정도 있었는데, 오히려 그게 홍보가 되기도 했어요. 물론 서비스 품질로 승부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한국에서 라멘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고 들었어요.
“네, 2년 전에 제가 오사카에서 운영하던 라멘집을 한국에서 팝업스토어로 3일 동안 열었어요. 제가 직접 이틀 동안 라멘을 만들고 서빙도 했죠.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동했어요. 3일 내내 줄을 서서 기다리셨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지금은 일본 매장이 건물 리모델링 때문에 잠시 문을 닫은 상태인데, 앞으로 도쿄에서 다시 오픈할 계획이에요.”
—최근 ‘희철리즘’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 가게를 소개하는 영상이 화제가 됐는데, 어떻게 진행된 건가요.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이 왔어요. 처음에는 어떤 채널인지 잘 몰랐는데, 제가 운영하는 가게에 먼저 찾아와 주셨어요. 한국 채널에 출연하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출연을 결정했죠. 채널을 통해 제 이야기를 더 많은 한국 분들께 알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전직 AV배우와 현재의 삶, 어느 쪽이 더 만족스러우신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둘 다 나름대로 즐거웠어요. 하지만 지금이 더 좋아요. 예전에는 스케줄에 맞춰서 움직여야 했는데,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때에 할 수 있어요. 미용실도 가고 싶을 때 가고, 네일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고, 무엇보다 제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회사 소속으로 있을 때는 자유 시간이 거의 없었거든요. 지금은 제가 모든 걸 조절할 수 있어서 삶의 질이 훨씬 높아졌다고 느껴요.”
—한국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 6개월에 한 번씩 한국 여행을 왔었어요. 한국 문화를 좋아해서 자주 왔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에서도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K-뷰티나 K-푸드 같은 분야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과 한국의 장점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게 됐어요. 지금은 ‘찬양하라 우에하라’라는 유튜브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요.”
—유튜브 콘텐츠 방향에 대해 고민이 있다고 들었어요.
“네, 지금은 주로 맛집 탐방이나 여행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는 일본 문화나 양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더 많이 소개하고 싶어요. 또 제가 운영하는 사업장의 이야기나 일본의 트렌드도 다뤄보고 싶고요. 한국 분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실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계획이에요.”
—한국어는 어느 정도 하시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많이 부족해요. 3개월 정도 배우고 있는데, 수업할 때는 이해가 되다가도 돌아서면 다 잊어버려요.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을 받고 있는데, 바쁜 일정 때문에 복습을 제대로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예요. 그래도 올해 안에는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한국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싶은 게 가장 큰 동기가 되고 있죠.”
—AV 배우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은 적은 없었나요.
“맞아요. 그때 당시에는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일을 하고 싶어서 임대를 하려고 해도 그전에 그 일을 했다는 이유로 집도 못 빌리는 상황이 있었어요. 지금은 법인 회사를 여러 개 갖고 있다 보니 요즘은 다 없어졌지만 그때 당시에는 조금 힘들고 후회했던 것 같아요.”
—유명했던 만큼 루머도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결혼하고 출산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어요.
“(웃음) 전혀 사실이 아니에요. 제가 은퇴 후에 10kg 정도 체중이 줄었는데, 그게 출산 후 다이어트라는 소문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사실 현역 시절에는 일본에서 살집이 있는 이미지가 인기가 있어서 일부러 많이 먹고 체중을 유지했어요. 은퇴 후에는 억지로 먹는 양을 줄이니 자연스럽게 체중이 빠진 거예요. 이런 변화가 여러 루머로 이어진 것 같네요.”
—도쿄에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그건 완전히 거짓 정보예요. 제가 은퇴하고 나서 살 집 한 채를 산 게 전부예요. 빌딩을 샀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과거에 투자 사기를 당하셨다고 들었는데, 그건 사실인가요.
“네, 23세 때였어요. 당시 2500만 엔(약 2억 3570만 원)을 사기당했어요. 매달 수익이 나서 돌려준다고 해서 투자했는데, 결국 사기였죠. 가해자는 해외로 도주해서 끝내 잡지 못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도 많았죠. 그때의 경험 덕분에 지금은 투자에 더 신중해요.”
—2014 브라질 월드컵 일본 vs 코트디부아르 경기를 응원하러 갔었던 도쿄 시부야구 거리에서 치한이 가슴을 만져서 성추행을 당했지만, ‘AV에선 다른 곳도 만져도 되지만 현실에선 노력하셔야 해요’라는 따끔한 일침을 한 뒤 치한을 풀어주었다고 알려졌다. 나중에 루머로 드러나긴 했는데, 어떻게 된건가요.
“그건 오해예요. 그 사진은 월드컵 때 거리에 사람이 많이 모여있었고, 성추행을 당한 게 아니라 제가 넘어진 걸 회사 사장님과 직원들이 일으켜주는 장면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그런 말을 한 적도 전혀 없어요. 누군가 만들어낸 이야기죠.”
— AV 여배우 보호법에 대한 입장이 화제가 된 적도 있었죠.
“네, 그것도 와전된 부분이 있어요. 제가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저는 일반적인 의견으로 ‘여성들을 보호하는 법안이 있으면 좋겠다’는 정도 의견을 낸 적은 있어요.”
—이상형이나 결혼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무엇보다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집안일도 같이 하고, 서로의 일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사람이요. 외모는 특별히 정해진 스타일은 없어요. 제가 만난 사람들의 타입이 다 달랐어요. 그냥 서로 이해하고 대화가 잘 통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취미로 즐기시는 것들이 있나요.
“건강과 미용에 관련된 것들을 찾아보고 시도해보는 걸 좋아해요. 건강에 좋은 음식을 연구해서 직접 요리도 하고, 새로운 운동도 꾸준히 시도해보고 있어요. 또 미용 관련 신제품이나 새로운 트리트먼트가 나오면 직접 체험해보면서 공부하고 있죠. 이런 취미가 지금 하는 사업과도 잘 맞아 떨어져서 좋아요.”
—카지노를 즐기신다고 들었는데요.
“예전에는 한국에 올 때마다 카지노에 자주 갔어요. 특히 바카라를 주로 즐겼죠. 많은 돈은 아니고 잃어도 될 정도 돈으로만요.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하면서 한국 스태프들과 함께 움직이다 보니 더 이상 가지 않게 됐어요. 워커힐이나 다른 유명 카지노들을 자주 갔었는데, 이제는 일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있다면.
“매운 음식을 정말 좋아해요. 특히 순두부찌개를 자주 먹어요. 떡볶이도 좋아하고, 양념게장도 즐겨 먹죠. 처음에는 매운 음식을 잘 못 먹었는데, 한국 음식을 자주 접하다 보니 이제는 아주 매운 음식도 잘 먹을 수 있게 됐어요. 불닭볶음면 같은 것도 즐겨 먹고 있죠.”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유튜브를 통해 일본 문화와 일상을 보여드리고 있는데, 앞으로 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일본의 문화와 트렌드를 한국 분들께 더 많이 소개하고 싶거든요. 또 한국에서도 제가 일본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여러 가지 사업을 시작해보고 싶어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양국의 좋은 점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한국 팬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올해는 한국 팬 여러분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어요. 그동안 만나뵙지 못했는데, 이제는 실제로 만나 뵙고 싶어요. 올해는 팬미팅 계획도 갖고 있어요. 한국과 일본, 양국의 문화를 잇는 역할을 하면서 여러분들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양국의 문화를 서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일본 사람들에게는 한국의 좋은 점을, 한국 사람들에게는 일본의 좋은 점을 소개하면서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문화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비즈니스적인 면에서도 양국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이런 활동들을 통해 더 많은 분들과 만나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