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지 말고 똑똑하게 일해야…처음부터 대만뿐 아니라 글로벌 구독자를 목표로 삼아”
온리팬스도 처음에는 건전한 콘텐츠도 있었다고 한다. 온리팬스 측이 콘텐츠 생산자와 구독자 모두 성인으로 제한하고,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 콘텐츠가 아닌 이상 검열하지 않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현재는 성인용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다.
2024년 초 기준으로 온리팬스는 2억 3880만 명의 사용자와 310만 명 이상의 인플루언서를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온리팬스는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으로도 유명하다. 콘텐츠 창작자에게 8을 주고 2만 가져간다. 온리팬스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변호사를 포기했다는 20대 미국 여성이 나오기도 했다. 이 여성은 온리팬스 크리에이터로 활동한 뒤 변호사 때 받던 약 1억 원 연봉을 한 달 만에 벌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1년도 회계에 따르면 온리팬스는 56억 달러(약 7조 7000억 원)를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했다고 한다. 온리팬스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플랫폼이라고 불리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2023년 매출은 우리 돈 약 10조 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유명 가수 카디 비도 온리팬스 계정을 열고 매달 100억 원 이상 돈을 벌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 백스트리트 보이즈 닉 카터 동생인 아론 카터도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일요신문i는 온리팬스에서 상위 0.01% 인플루언서를 기록하기도 했던 버니 브라우니(Bunny brownie)를 만나 온리팬스 인플루언서의 삶을 들어봤다. 버니 브라우니는 자신의 닉네임에 대해 토끼를 아주 좋아하고 브라우니처럼 피부색이 황갈색이어서 짓게 됐다고 했다. 버니 브라우니는 곧 한국 성인물 업체 MIB가 제작하는 영상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녀는 자신을 ‘성공적인 온리팬스 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하며 ‘내 이야기를 한국 팬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버니 브라우니는 “내 여정은 우연이었지만 후회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기소개를 해달라.
“나는 이제 26세로 대만 타이베이에서 태어났다. 22세에 대학을 졸업하고 24세에 석사학위를 받아 하드웨어 엔지니어 일을 8개월 동안 했다. 대만에서 상위 1% 온리팬스(OnlyFans) 크리에이터로, 플랫폼에서 상위 0.01%를 차지하기도 했다. 나는 2023년 1월에만 해도 하드웨어 엔지니어였다. 대학원 학위를 받은 뒤, 이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했다. 내가 하는 공학 관련 직업은 보수가 좋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지만,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어떻게 온리팬스 크리에이터가 될 생각을 했나.
“어느 날 내 남자친구가 우리의 은밀한 관계 비디오를 녹화했다. 남자친구는 이 영상을 매우 자랑스러워했고, 돈을 벌기 위해 온라인에 게시하면 어떠냐고 제안하면서 온리팬즈를 소개해 줬다. 온리팬스를 검색하고 조사해 보니 해볼 만한 계획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농담으로 시작한 게 성공적인 사업이 된 셈이다. 보통 ‘사랑하는 사람이 이 직업을 지지해 주냐?’는 질문을 하곤 하는데, 남자친구가 나를 이 직업으로 이끌었다는 점이 재밌다.”
—온리팬스 크리에이터로 성공하면서 남자친구와 관계가 변한 건 없나.
“우리 관계는 다 좋다. 내가 사귄 남자친구 중 최고다. 나는 대중 앞에서 우리 둘의 애정을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남자친구 외에 주변에서는 어떤 반응인가.
“가족들은 내가 이 일을 하는 걸 모른다. 그분들은 소셜미디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나는 대만에서 대중 언론에 나서지 않는다. 내 친구들은 대부분 힘이 돼 준다. 이웃들은 나이가 많아서인지 내가 누군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어떻게 온리팬스 상위 0.01% 크리에이터가 됐나.
“열심히 하지 말고 똑똑하게 일해야 한다가 내 신조다. 처음부터 나는 대만뿐 아니라 글로벌 구독자를 목표로 삼았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와 같은 나라들은 팁 문화가 있고 콘텐츠를 더 많이 구독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타깃 오디언스(목표 시청자)를 파악한 후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내 페이지로 트래픽을 유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성인 웹사이트에 릴스(짧은 동영상), 쇼츠,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소셜 미디어 광고에도 투자했다.”
—0.01% 크리에이터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
“물론 내가 항상 상위권에 있는 건 아니다. 내가 0.01%를 기록했을 때 약 9000명이 구독했고 구독료는 최저 10달러 이상이었다. 한 달 동안 약 16만 달러를 벌기도 했다.
—다른 크리에이터와 협업 영상, 챌린지 영상 등도 찍는 것 같다.
“체계적인 기획과 다양한 콘텐츠는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차별점을 만든다. 나는 모든 콘텐츠 제작자가 같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구독자를 위해 훌륭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친구다. 팬들은 여러 크리에이터를 구독하기 때문에 팬들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모두 윈윈할 수 있다. 그런 생각으로 다른 사람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거나 관심 있는 콘텐츠 제작자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
“성숙함, 인내, 그리고 자기 통제는 성공을 위한 중요한 특성이다. 성형수술을 통해 완벽한 얼굴과 몸을 만들기는 쉽지만,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적절한 단어일지 모르겠지만, 성숙은 온라인에 게시된 모든 것이 영원히 남아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특성이다. 사람들이 당신 사진과 비디오를 훔치고 배포할 것이며, 일부는 당신 신원을 불법 활동에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IP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법 집행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특성인 인내는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게시하는 것이다. 가끔 좋은 콘텐츠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처음에 많은 조회 수를 얻지 못했을 때도 정기적으로 작업을 수행하고 작업을 홍보해야 한다. 세 번째 특성인 자기 통제는 온리팬스처럼 관리 감독자나 규칙이 없을 때 필수적이다. 매일 루틴처럼 작업을 완료하고 외관을 유지하며 청중에게 어필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해서 할 일이 많다.”
—어떤 사람이 온리팬스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나는 관심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내 사생활을 공유하는 데 훨씬 더 개방적이다. 관심을 추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길이 재앙이 될 수 있다. 또 친구들의 칭찬이나 낯선 사람들의 관심을 자주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여러 요소로 이미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에 성공하기가 더 쉬울 수 있다. 오늘날 세상에서 누군가의 관심을 단 7초 동안이라도 끌 수 있고 계속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한다면 당신은 승자다.”
—한국에서 가수 박재범이 온리팬스를 개설해 화제가 됐다. 어떻게 생각하나.
“대만과 비교해 봤을 때 대만 사회는 모든 종류의 목소리를 받아들일 만큼 충분히 개방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명한 모델이나 가수가 온리팬스 계정을 개설하면 모든 팬이 구독할 것 같다. 온리팬스는 기본적으로 모든 일반인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으로, 원하는 모든 것을 게시할 수 있고 구독자는 좋아하는 콘텐츠 제작자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2023년 미국 유명한 여성 래퍼인 바비(Bhad Bhabie)도 온리팬스 계정을 열었고, 6시간 만에 100만 달러를 벌었다. 나중에 바비는 이 상황을 노래로 쓰기도 했다. 그래서 내 입장에서는 딱히 문제가 없다고 본다. 또 재미있는 사회실험이기도 해서 결과가 궁금하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