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트롯 오디션 격돌에 시청자 반응 잠잠…‘집토끼’만 유지돼 시청률 하향평준화
# 7주 차 대국민 응원 투표 TOP 10 가운데 5명 탈락
1월 28일 방송된 9회 방송을 통해 본선 3차전 최종 순위가 발표됐다. 나태주, 박서진, 신유가 1~3위를 차지한 가운데 4위 김수찬, 5위 신승태, 6위 최수호, 7위 환희, 8위 김경민, 9위 재하, 10위 노지훈, 11위 에녹까지 11명의 준결승 직행이 결정됐다.
‘희’가 있으면 ‘비’도 있기 마련이다. 진해성, 강문경, 박구윤, 김중연, 송민준, 김준수, 황민호, 한강, 성리 등 9명은 방출 후보자가 됐다. 이들의 패자부활전을 앞두고 마스터들이 “도대체 떨어질 사람이 없다”고 안타까워했을 만큼 쟁쟁한 참가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방출 후보자 9명은 3인 1조 3팀으로 나눠 패자부활전을 진행했다. 팀 대결은 아닌, 팀별로 무대를 선보인 뒤 팀원 3명 가운데 1명만 생존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강문경, 진해성, 김준수가 생존에 성공해 준결승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특히 김준수는 생존이 결정된 직후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사실 김준수는 독감 후유증으로 목상태가 좋지 않아 패자부활전을 기권하려 했었다. 그렇지만 3인 1조로 진행되는 패자부활전 룰 때문에 기권이 불가능해 패자부활전에 참가했다가 생존에 성공하는 극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9회 방송에서 공개된 7주 차 대국민 응원투표 결과에선 박서진이 또 1위에 올랐다. 늦은 합류로 1, 2주 차 대국민 응원투표에서 배제되는 패널티가 주어졌지만 박서진은 3, 4주 차부터 7주 차까지 부동의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패널티에도 불구하고 박서진은 대국민 응원투표 누적 점수 1위가 유력해 보인다. 다시 말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의미다.
2위에는 6주 차에 이어 다시 송민준이 이름을 올렸다. 김중연, 재하, 한강, 김경민, 노지훈, 성리, 김수찬, 박구윤 등은 TOP 10에 포함됐다. 그러나 7주 차 대국민 응원 투표 TOP 10 가운데 2위 송민준, 3위 김중연, 5위 한강, 8위 성리, 10위 박구윤 등 무려 5명이 본선 3차전에서 최종 방출됐다.
대국민 응원 투표만 놓고 보면 박서진의 우승이 유력한 상황에서 그나마 송민준, 김중연, 한강 등이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견제 세력으로 분류됐지만 이들은 준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방송 초반부에서 우승권으로 분류됐던 김수찬, 에녹, 진해성 등은 박서진이 처음 등장한 3, 4주 차 대국민 응원 투표 이후 순위가 급락했다. 1, 2주 차 1위였던 김수찬은 3, 4주 차에는 아예 TOP 10 밖으로 밀려났다가 5주 차에 10위로 돌아와 6주 차와 7주 차에도 9위에 그쳤다. 1, 2주 차 2위였던 에녹은 3, 4주 차 이후 단 한 번도 TOP 10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1주 차 5위, 2주 차 3위이던 진해성 역시 3, 4주 차에서 밀려난 뒤 순위표에서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재하가 버티고 있다. 1주 차 4위, 2주 차 7위였던 재하는 3, 4주 차에 4위로 돌아온 뒤 5주 차 2위, 6주 차 3위, 7주 차 4위로 꾸준히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준결승전 진출자 14명 가운데 대국민 응원투표에서 꾸준히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참가자는 박서진과 재하뿐인데 1위 자리를 장기 점거 중인 박서진이 훨씬 앞서 있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박서진의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다.
# 고정 시청자만 잡은 ‘현역가왕2’와 ‘미스터트롯3’
하향평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MBN ‘현역가왕2’와 TV조선 ‘미스터트롯3’의 시청률 격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현역가왕2’와 ‘미스터트롯3’의 주간 시청률 경쟁은 12월 셋째 주 각각 9.4%와 12.9%의 3.5%포인트(p) 차로 시작됐다. 이후 4%p(11.1% vs 15.1%), 3.1%p(10.5% vs 13.6%), 0.9%p(11.0% vs 11.9%), 2.3%p(11.0% vs 13.3%), 3.1%p(10.0% vs 13.1%)로 이어지고 있다. 4%p까지 벌어지기도 했고, 0.9%p로 좁혀지기도 했지만 꾸준히 3%p가량의 차이가 유지되고 있다.
‘현역가왕2’는 벌써 9회까지 방송돼 14인의 준결승전 진출자가 확정된 상황이다. 이제 준결승전과 결승전 정도만 남겨놓고 있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아무래도 우승자가 가려지는 중요한 길목이라 화제성이 커져 주간시청률 경쟁에서 ‘미스터트롯3’보다 앞서는 골든크로스가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렇지만 ‘미스터트롯3’ 역시 준결승전과 결승전 등 방송 후반부에는 화제성이 커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한두 차례 골든크로스를 기록할 수는 있을 지라도 최종 자체 최고 시청률에선 이번에도 TV조선 ‘미스터트롯3’의 승리가 유력해 보인다.
지난 격돌에선 TV조선 ‘미스트롯3’가 6회 방송에서 17.0%를 기록해 ‘미스터트롯3’가 6회에서 기록한 13.1%보다 4%p 가까이 높았다. 결국 ‘미스터트롯3’는 ‘미스트롯3’이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 19.5%까지는 다가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가왕1’도 9회에서 15.2%를 기록해 ‘현역가왕2’가 9회에서 기록한 10.0%보다 5.2%p 앞섰다. ‘현역가왕2’ 역시 전작이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 17.3%가 너무 멀어 보인다.
통상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은 여성 참가자 출연 방송보다 남성 참가자 출연 방송의 시청률이 높은데 이번에는 다르다. ‘미스트롯3’와 ‘현역가왕1’의 격돌 당시보다 ‘미스터트롯3’와 ‘현역가왕2’의 시청률이 훨씬 낮다. ‘12·3 비상계엄’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의 외부 요인 때문일 수도 있지만 더 이상 트롯 오디션이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방송가에선 매년 반복되는 MBN과 TV조선의 트롯 오디션 격돌에 더 이상 시청자들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미스터트롯3’와 ‘현역가왕2’는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며 일일 시청률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고정 시청자 층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일 뿐, 새로운 시청자 층의 유입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결국 ‘미스터트롯3’와 ‘현역가왕2’의 시청률 차이 역시 두 방송사의 트롯 예능 고정 시청자 차이로 보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