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라인업에 불펜도 빵빵
▲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지난달 29일 조사를 받기 위해 남대문경찰서에 출두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김승연 회장 폭행 사건 조사가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가게 되면 검찰의 구속 집행과 법원의 영장 처리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를 것이다. 김 회장 측이 검찰조사를 받게 되면 정·관계의 시선은 김 회장 측이 가동할 수 있는 법조 인맥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 측은 기존 법무실 인사 10명을 비롯해 남부럽지 않은 자체 법무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법무실 동원에 대해 법조계와 시민단체에선 ‘김 회장 개인 사건에 회사 법무실을 활용할 경우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이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보낸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한화 측은 ‘김 회장 변호인단은 개인적으로 선임한 외부 변호사 3명이며 법무실은 변호인단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과 연관돼 일어날 수 있는 그룹 경영상 문제에 한해서만 법무실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한화는 국내 최대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을 포함한 3명의 변호인단을 꾸려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들 외에도 한화그룹이 보유한 법무라인이 김 회장 재판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는 시각이 대세를 이룬다.
한화 법무실은 판·검사 출신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부사장급인 채정석 법무실장은 2005년까지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등을 지내다가 한화로 자리를 옮겼다. 채 실장은 지난 1996년 아가동산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4년 판사복을 벗고 한화에 합류한 김태용 법무실 상무는 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이며 2005년 한화 법무실에 합류한 정상식 상무는 법무부 기획관리실 검사 등을 지냈다.
공식 변호인단과 법무실 인사들 외에도 한화 측이 잠재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법조 출신 인사들이 한화 내에 다수 포진해 있다. (주)한화 비상근고문인 원정일 변호사는 대검 중수과장, 대검 강력부장, 법무부차관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 (주)한화 상근고문인 이순종 전 한화 부회장은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법조계에 직접 몸담진 않았지만 법조계 인맥이 두텁다. 대학 동문인 조영일 경기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김명길 법무법인 집현 변호사, 김수장 변호사 등과 돈독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 중 원정일 변호사, 이순종 전 부회장, 조영일 변호사는 경기고-서울대 법대 직계 선후배 사이다. 김승연 회장과는 경기고 선후배 사이가 된다.
사외이사진 중에선 오재덕 한화회장이 눈에 띈다. 한화회는 지난 1995년에 설립된 한화 퇴직 임원 친목단체로 ‘한번 한화인은 영원한 한화인’을 강조하며 그룹의 자문역할도 담당하는 모임이다. 오 회장은 한화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
서울대 법학과 출신인 오 회장은 자신이 법조계에 몸담은 적은 없지만 법조계 교우관계가 두터워 김 회장에 대한 측면지원 가능성이 주목받는다. 대검 차장과 대법관을 역임한 이명희 변호사와 대법원 판사 출신 김달식 변호사가 오 회장의 대표적인 법조 인맥으로 꼽힌다.
한편 (주)한화 비상근고문인 전형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도 겸하고 있어 김 회장 측에 대한 김앤장의 변호에 대한 간접지원 여부가 주목받는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뒤 5공 때 내무부 장관을 지내고 12대~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서정화 전 의원의 인맥 동원 여부도 관심사다. 김승연 회장의 장인인 서 전 의원은 한화석유화학 상근고문으로 올라 있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