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명의 기부자가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모금함에 1억여 원을 기부해 초겨울 한파를 훈훈하게 녹여주고 있다.
한국 구세군은 익명의 시민이 지난 9일 오후 6시25분 께 서울 중구 명동 입구의 자선냄비 모금함에 기부한 1억 570만 원권 수표를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자선냄비본부에 따르면 같은 날 오전 은행에서 모금액을 세는 중 2억 원 이하 자기앞수표가 발견됐다. 구세군 관계자는 익명의 기부자가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일 것으로 추정했다. 명동 자선냄비 모금함 담당 관계자는 이 기부자가 자선냄비에 편지와 수표가 담긴 봉투를 넣은 뒤 사라졌다고 전했다.
자신을 '신월동 주민'이라고 밝힌 기부자는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씨앗 하나를 구세군님들의 거룩하고 숭고한 숲속에 띄워 보낸다”고 적힌 편지를 동봉해 1억여 원을 구세군에 쾌척했다.
편지에는 “평생 부모님은 이웃에게 정도 많이 주시고 사랑도 주시고 많은 것을 나눠 주셨다. 그러나 호강 한번 못하시고 쓸쓸히 생을 마감하시고 고인이 됐다”라고 적혀 있었다.
한편 1년여 전인 지난해 12월 4일에도 명동 구세군 자선냄비에서 편지와 1억 1000만 원짜리 수표가 발견됐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한 노년 신사가 익명으로 하얀색 편지봉투를 넣고 홀연히 사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구세군 관계자는 지난해 쓴 편지와 필적이 비슷한 점으로 미뤄 동일 인물이 2년 연속 1억여 원 수표를 기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