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군 재정자립도 저조…'보여주기식 행정' 전락 우려 커
- 이남철 군수가 무리하게 밀어부치기식 행사 추진…'얼굴 내기용' 지적
- 경북지역 국회의원 "지역축제 난립은 지속적 재정난 고착 시킬 것"
- 군의원 "지역특산물 축제…가수 공연이나 장기·노래자랑 등 채워져"
- 축제 6월로 늦춰져 멜론 출하량 많지 않아…멜론 부족 현상 '우려'
- 농민들 "행사 예산 4억원, 멜론 농가에 지원해 직접적 도움 받는 것이 좋지 않나"
- 군 관계자 "'고령 멜론', 그동안 홍보 부족으로 판매 원활하지 못해"
[일요신문] #. "고령군 성산면 일대에 멜론이 생산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서 축제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본다."
#. "고령군 대표 축제에 고령멜론을 홍보 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은데, 군민의 세금을 너무 생각 없이 쓰고 있다고 생각 된다."
경북 고령군의 '고령멜빙(멜론+빙수)' 축제가 시작하기도 전에 군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과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행사(축제)의 정체성 등을 알 수 없어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불만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속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신규 축제 증가는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것이 지역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최근 3년간 지방재정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북 군 단위 지역 재정자립도는 저조한 상황으로, 청도군 17.1%, 고령군과 성주군은 각각 19.2%를 기록했으며, 영양군은 15.2%, 영덕군 12.7%, 청송군 10.8%로 전체적으로 매우 낮은 자립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지역 한 국회의원은 "지역축제는 자치단체장 사유물로 전락하기 쉽다. 특히 관료적 발상과 경직된 운영으로 폐해를 노출한 지 오래다"면서, "지역축제 난립은 지속적인 재정난을 고착화 시키고 있으며, 이제는 종식시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고령군의회 군의원은 "(고령군)지역에서 열리는 '축제의 질'이 형편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역특산물 축제 대부분이 초청 가수 공연이나 장기·노래자랑 등으로 채워지고 있어, 농민들의 불만은 여전한 실정"이라며, "농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행사가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지역에서는 '고령멜빙' 축제의 경우 이 군수가 무리하게 밀어부치기식으로 행사를 추진했다는 말들도 돌아,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얼굴 내기용' 이라는 지적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군은 성산면 일대에서 재배 중인 고령 멜론(파파야, 하미과, 양구)을 주제로 고령군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을 한다는 것이 목표인 것.
고령 멜론을 활용한 빙수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해 고령멜론 인지도 상승과 지속 가능한 지역관광 활성화 기반을 마련해 지역 주민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는 것이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령 멜론은 전국 멜론 재배면적의 3.5%에 그치고 있다. 이는 경북도의 32%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농가수와 재배면적이 해를 거듭 할 수록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액도 매년 하락하고 있는데, 2021년 97가구 81ha 총매출 42억 7400만원, 2022년 88가구 74ha 40억 4300만원, 2023년 84가구 69ha 48억 3100만원, 지난해 83가구 66ha 총매출은 4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보다 농가수가 줄어들어 60여 농가가 멜론을 재배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위 말해 사향산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행사가 대선으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시기보다 늦춰지면서, 일부 멜론은 생산이 끝이나 군에서 확보를 했다고는 하지만 자칫 행사에 사용될 멜론 부족으로 안팎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고 있다.
- 군비 4억 예산 편성…행사 준비중
고령멜빙(멜론+빙수) 축제 주요 프로그램은 '멜론 판매 부스운영', '홍보', '전시관 운영', '멜론빙수 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 공연 등으로 어느 행사에서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지난 4월 산불로 인해 취소 된 대가야 축제에서 준비했던 '100대 가야금 공연', '대가야별빛쇼' 등 프로그램이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예산의 쓰임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군민가왕 선발대회', '고령뮤직페스티벌', '대가야대왕배 어르신 파크골프대회' 등 별도의 예산이 있는 프로그램이 마치 멜빙축제의 일부분인 것처럼 편성돼 있어 '멜빙축제'가 아닌 고령지역축제 묶음으로 주객이 전도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고령군 관계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머스크 멜론이 아닌 개구리참외로 알려진 파파야멜론은 전국 재배면적의 60-70%가 고령에서 재배되고 있다. 당도도 17브릭스 이상의 최상의 상품으로 맛도 좋다. 그동안 홍보 부족으로 판매가 원활하지 못했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고령의 멜론이 홍보가 많이 돼 농가에는 수익 창출과 행사장을 찾는 관광객들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산불로 인해 취소 됐던 공연 프로그램을 이번 축제 분위기에 맞게 선곡을 변경하는 등 축제에 걸맞는 공연을 선뵐 예정이며, 파크골프 대회를 치른 선수들이 행사장을 찾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서로 윈윈 할 수 있어 장점이 더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고령군의 희망에 찬 전망과는 달리 군민들의 '멜빙축제'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고령군 쌍림면 A씨는 "고령군 성산면 일대에 멜론이 생산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서 축제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본다. 고령군에서 펼쳐지는 대표 축제에 고령멜론을 홍보 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은데 군민의 세금을 너무 생각없이 쓰고 있다고 생각 된다"고 말했다.
성산면에서 멜론을 재배하는 농민들은 "여러 가지 여건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등 지속 발전 가능한 방안을 내놔야지 3일간 축제를 한다고 해서 고령멜론 홍보가 얼마나 되겠는가. 차라리 4억이라는 예산을 농민들에게 직접 지원 해 줘서 멜론 농가가 직접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며 "누구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참 현실성 없는 생각이다"고 꼬집었다.
성산에서 멜론 판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고 이번 행사 판매부스에 참여하는 B 대표는 "농사를 짓는 분들이 고령화 돼 우리면의 생산면적이 해를 거듭 할수록 줄어 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군에서 축제를 준비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군에서 멜론을 홍보해 농가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참 좋은데 과연 축제가 제대로 열릴지는 미지수인 것 같다. 농가들에 실제 도움이 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예산을 썼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고령군은 쌍림면 딸기, 우곡면 수박, 개진면 감자, 성산면 멜론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특수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김은주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